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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memory

2024년 4월 24일 경남 합천 가야산

 

며칠 후 5월이면 암선고를 받고 항암치료에 들어간 지 1주년이 된다.

지금껏 살아 있음에, 이렇게 산에 오를 수 있음에 내 자신을 비롯하여 주위 모든 이에게 감사드린다.

아직 갈길은 험하고 멀지만 희망의 끈도 아직은 든든하다..^^

항암 20차를 마치고 담당교수를 만나 현재 항암치료의 진행상태를 여쭈어보니 약발이 잘 받고 있으니 다행이다는 말과 더불어 그렇다고 수술을 할 단계는 아니라고 한다.

췌장은 수술난이도가 높기에 최대한 안전한 상태에서 수술을 할 것이라고 누차 들었기에 장기적으로 갈 것임이 분명하다.

해서 현재 2주에 받는 주기를 3주로 늘리면 되지 않느냐고 여쭈니 그렇게들 많이 하고 있으니 그렇게 한번 해보자고 한다.

지긋지긋한 항암치료 주기가 2주에서 3주로 늘어난 것에 대한 안도도 잠시 1주 더 연장된 휴식기의 염려도 함께 교차된다. 

어차피 주사위는 던져 졌고 3주로 늘어난 시간만큼 산에 오를 기회가 더 늘어났다는 데 의의가 있겠다..^^

현재 내가 가장 편하게 누릴 수 있는 시간이 산에 드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 소중한 시간 오늘 당장 홀로 떠난다..

 

 

 

 

백운동탐방센터

 

퇴원 후 3일까지는 몸 회복단계이기 때문에 산에 오르는 것은 가급적 자제를 한다.

4일이 지날쯤부터 차츰차츰 정상적인 몸상태로 회복이 된다.

바로 오늘이 퇴원 4일 차이다.

다가오는 주말 허브와 산행일정이 잡혀있지만 주말까지 기다리다 목이 빠질 것만 같아 바로 실행에 옮긴다.^^

 

 

용기골탐방로

 

이번이 가야산 만물상코스 5번째이다.

지금껏 만물상을 들머리로 해서 용기골로 하산을 하였는데, 오늘 처음으로 용기골로 올라 만물상으로 하산을 하기로 한다.

일기예보에 오전 10시까지 비가 내리고 흐리다가 정오부터 햇님이 방긋하다.

비 내리는 만물상보다 방긋 웃는 만물상이 훨 좋지 않겠나...!

 

 

 

현재 이곳은 비가 내리다 그치다를 반복하고 있다.

용기골의 청아한 물소리를 들으며 걷는 발걸음이 한결 가볍다.

그것도 잠시 안개가 계곡을 회색으로 가둔다.

 

 

 

평일에 비까지 내리니 등산객이 있을리 만무하겠다.

조금 후 서성재에서 부부인지 연인인지 젊은 남녀 4명의 등산객을 만나서 하산 시까지 의도치 않게 함께하게 된다.

 

 

 

 

 

 

 

 

 

 

 

 

 

 

 

 

서성재

 

잠시 허기를 달래는데 한 무리의 등산객을 마주한다.

오늘 유일한 가야산에서의 동행이다.

 

 

 

간식타임 후 정상을 향하여 고도를 높이는데 짠하고 햇님이 구름을 밀어내고 고개를 내민다.

오늘은 구라청이 아니고 기상청이 맞다..^^

시간까지 정확하게 맞추었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짖궂은 날씨가 심술을 부린다.

정상에서는 안개가 사방을 가두고 바람도 거세게 몰아친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날씨에 장단을 맞추느라 애 좀 먹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강풍이 몰아쳐도 여전히 명품송은 그 자리에서 손님을 맞이한다.

너는 천년만년 그 자리에서 영원하리라 믿는다..!

이곳을 오르는 대대손손이 너를 바라보면서 위안을 삼으리..

 

 

칠불봉이 저만치에서 내려다보고 있다.

칠불봉 정상 바로밑 급구간에 데크계단이 놓였다.

칠불봉을 한결 편하게 오를 수가 있다.

 

 

 

뒤돌아보니 만물상능선이 특유의 우람한 골격을 드러내고 서있다.

좀이따 만날 것이다.

 

 

 

올려다본 칠불봉이 강한 바람과 함께 안개에 휩싸여 있다.

이곳에서 하늘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면서 한참을 쉬어간다.

 

 

 

 

시시각각 하늘이 요술을 부린다.

이렇게 파란 하늘을 찔끔 보여주고 이내 시커먼 구름을 끌고와 하늘문을 닫는다.

급기야 상왕봉에서는 비까지 대동한다.

 

 

 

 

 

 

 

 

 

칠불봉(1,433m)

 

칠불봉에 서니 바람이 드세다.

배낭으로 인증을 하고 잠시 주위를 둘러보고 상왕봉으로 급하게 발길을 돌린다.

 

 

 

 

 

 

 

 

 

 

 

 

 

 

 

 

 

 

상왕봉(1,430m)

 

상왕봉에서 잠시 비를 피하는데 오늘 줄곧 뒤따라온 커플팀을 만나 간신히 인증샷 한 장 남긴다.

나중에 만물상에서 또 만나게 된다.

 

 

 

해인사 방향

 

상왕봉이 칠불봉보다 3m 낮지만 가야산 주봉의 칭호를 받는다.

그 이유인즉슨 유명한 국보 팔만대장경을 보유한 해인사를 품고 있음이 아니겠는가..

칠불봉은 행정상 경북 성주이고 이곳 상왕봉은 경남 합천군이다.

오래전에 저곳 해인사 방향으로 하산을 한 적이 있는데 차량회수 때문에 선택권이 별로 엄따..!

 

 

 

 

 

 

 

 

 

우비정

 

청개구리들의 천국일까..

새벽에 토깽이들이 이곳에 와서 물을 마시고 갈지도..^^

 

 

 

잠시 비가 그치는 틈을 타 왔던 길 따라 서성재로 내려선다.

 

 

 

 

다시 만난 칠불봉과 기약 없는 이별을 고하고..

 

 

 

 

 

 

 

 

 

 

 

 

 

 

 

 

조금 후 만나게 될 만물상능선을 당겨본다.

 

 

 

 

 

서성재

 

 

 

 

 

 

 

 

 

 

상아덤

 

 

 

 

 

 

상아덤에 올라 바라본 눈에 익은 거창 합천의 산군들..

좌부터 두무산, 오도산, 비계산, 우두산 라인이 스카이라인을 형성하고 있다.

 

 

 

만물상..

 

 

 

동장대능선

 

 

 

정상부

 

 

 

이제 본격적으로 만물상을 탐하러 간다..!

 

 

 

 

 

 

 

 

 

만물상능선의 하이라이트 기가 차고 똥이 찬다..!

 

 

 

 

 

 

 

 

 

상아덤에서 정상까지 라인이 멋찌불고..!

 

 

 

 

 

 

거북방구와도 올만에 인사를 건네고..

 

 

 

다시 뒤돌아본 상아덤..

 

 

 

 

 

 

촛대바위

 

만물상능선 최고의 포토죤이다..

 

 

 

 

 

촛대바위를 제대로 보려면 이곳에 올라야 제맛이다.

 

 

 

잠시 후 모델 등장하고..

 

 

 

얼릉 내려가 한방 부탁하고...

 

 

 

 

 

 

 

 

 

 

 

 

 

 

 

일출명소 오도산이 정면으로 마주 섰다..

 

 

 

 

 

 

 

 

 

 

 

 

백운동지구

 

 

 

심원사

 

 

 

가야산호텔과 백운동주차장

 

 

 

백운동탐방센터

 

 

100프로 몸상태는 아니었지만 만물상코스도 아직은 오를만하니 참 다행스럽다.

앞으로도 쭈욱 이렇게 산에 오를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시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산행코스(원점회귀 약 9km / 6시간 20분 소요)

백운동탐방센터(08:30)~용기골~서성재(09:50)~칠불봉(11:20)~상왕봉(11:35)~서성재(12:20)~만물상능선~백운동탐방센터(14:50)

 

 

 

 

 

 

https://ldh8001.tistory.com/590☜2017년 가을 황홀했던 만물상능선 바로가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