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4 memory

2024년 2월 8일 충북 영동 민주지산

모든 사진 클릭하면 크져요

 

민주지산은 개인적으로 아주 친근한 산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민주지산 정상아래에 있는 대피소라 해야 맞겠다.

민주지산 이번이 5번째 만남인데 대피소에서 박을 4번이나 했으니 말이다.

송년산행과 신년산행 그리고 눈꽃산행 등등 많은 추억을 간직한 산이다.

이번에는 갑장 친구와 함께하니 더 큰 의미가 있겠다.

 

 

 

민주지산 황룡사

 

오늘이 항암 16차 입원날이다.

구정연휴기간을 고스란히 병원침상에 누워있어야만 될 신세다.

명절날 병원신세라 현 처지를 생각하면 당연하겠지만 또 한편으론 처량하기 그지없도다.^^

마음속으로 자신을 다그쳐보지만 벌써 마음은 콩밭에 가있는 것을..

 

 

 

하느님 보우하사 일주일의 황금 같은 시간이 주어졌다. 

주어진 시간 알차게 보내야 도리가 아니겠는가..

먼저 오늘 갑장들캉 민주지산을 만나고 다음날은 아이들하고 병원에 입원 중인 장모님 병문안을 다녀오기로 한다.

그리고 처갓집 식구들과 저녁식사 자리도 예정되어 있다.

다다음날은 부산 블친들과 함께 거제에서 1박 2일 일정도 잡혔다.

이렇게 가까운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지는 것 또한 나에게는 소중한 치유의 시간이 아니겠는가..!!

 

 

 

민주지산은 삼도봉을 거쳐서 오르는 코스와 반대로 각호산에서 오르는 코스 그리고 오늘 우리가 선택한 민주지산으로 바로 오르는 최단거리 코스가 일반적인 산행코스이겠다.

 

 

 

 

 

가장 최근인 2021년에 각호산으로 올라 대피소에서 하룻밤 유하고 다음날 삼도봉을 거쳐 하산을 하였다.

약 3년 만에 만나는 민주지산이다.

 

 

 

 

 

 

앗! 이곳에서 치명적인 알바를 할 줄이야..!!

 

첫 삼거리에서 민주지산 방향으로 계속 직진을 해야 하는데, 방심한 사이 석기봉방항으로 좌틀을 하고 말았다.

물론 이 코스로 올라도 무방하지만 현재 이곳은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등산객이 다니지 않으니 능선까지 고스란히 러셀을 해야 했다.

고도를 높일수록 눈은 무릎까지 푹푹 빠진다.

등로는 쌓인 눈에 잘 보이지 않고 거기에 무거운 박짐까지 정말 뒤지줄 알았다..^^

 

 

 

이렇게 많은 눈이 내렸을 줄은 미처 상상도 하지 않았다..!

많이 쌓인 눈에 환호도 잠시 이내 러셀을 하고 올라야하는 고행의 시간이 닥쳐왔다.

길을 잘못왔다고 느꼈을 때는 이미 늦었다.

진퇴양난.! 에라이 몬무도 고~! 고~~!!

 

 

 

힘들지만 잘 버텨준 친구들이 대견하고 고맙다.!

 

이 친구들은 아주 오래 전인  2008년, 약 16년 전에 셋이서 지리산 종주를 한 잊지 못할 추억이 하나 있다.

그날이 나와 지리산과의 첫 만남이었고 산행에서 중탈을 한 유일한 기억도 함께 간직하고 있다.

그날의 경험이 오늘날까지 산행을 이어올 수 있었던 계기가 아니었나 되돌아본다.

 

 

https://ldh8001.tistory.com/752008년 갑장들캉 지리산 첫 산행 바로가기

 

 

 

힘들지만 웃음꽃이 활짝

 

서있는 친구 체구는 작지만 예전에는 산악회 회장도 했었고 약초채취를 한다꼬 산경험도 많다.

축구로 다져진 종아리는 자타공인 최고다.

그리고 한친구는 마라톤 동호회에서 다져진 체력으로 한때는 천생산을 매일같이 뛰어다녔다.

지금은 둘 다 산은 멀고 18 구멍을 찾아 연일 파리채를 휘두르고 있다..^^

그만큼 산타는 근육은 사그라들었으니 오로지 산 찾아 구만리인 나보다는 힘이 배가 들었을 것이다.

시간이 예상보다 많이 늦어 마음은 급한데 친구들이 자꾸만 뒤처진다.

그렇지만 예전의 경험과 기본 체력으로 끝내 무사히 능선에 올라설 수가 있었다.

 

 

 

 

 

 

 

 

 

사람 발자국은 보이질 않고 산짐승의 발자국만이 깊은 골짝으로 안내한다.

 

 

 

 

 

마지막 능선에 붙는데 체력이 완전히 고갈되었다.

급경사에 쌓인 눈이 허벅지까지 차오르고 근 20km에 달하는 박짐이 자꾸만 발목을 잡고 늘어진다. 

거짓말 좀 보태서 10미터 오르는데 10분이 걸렸다.^^

 

 

 

 

석기봉(1.1km)  / 민주지산(1.6km) 갈림길

 

이렇게 하산금지라고 표지판이 있다.

그렇다면 산아래 입구에도 출입금지 표지판이 있어야지요...!!

 

 

 

네발로 기다시피 하여 드뎌 능선에 올라선다.

기진맥진한 몸 잠시 뉘이고 하늘을 쳐다보니 파란 하늘에 핀 설화가 오늘따라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도다..!

조금 전의 힘듬은 온데간데 없고 내가 이곳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해피하다.

 

 

 

 

 

한참을 누워 감상에 젖어 있는 것도 잠시, 악전고투 중인 친구들 생각에 화들짝 일어나 능선 쪽을 살피는데 두 친구 거친 숨을 토해내며 능선을 오르고 있다.

 

 

 

 

 

 

 

 

 

 

 

수고 많았데이 친구들아...^^

 

 

 

 

 

^^

 

 

 

 

 

땀 한 바가지 흘렸다..

몸은 힘들지만 얼굴은 스마일..

친구 잘 못 만나 개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구나..^^

 

 

 

 

 

 

 

 

 

 

 

한참을 숨을 고른 후 고지를 향하여 또다시 힘든 발자국 내딛는다.

한 발자국 한 발자국이 천근만근인 것을 내어찌 모르겠는가..!

하지만 해가 기울기 전에 대피소에 도달하려면 쉴 여유가 없다.

길 재촉한다.

 

 

 

 

 

친구 오늘 박산행인데 등짐이 우째 개나리봇짐이다..!

본인은 산 위에서 비박이 아니라 산아래에서 캠핑을 하는 줄 알았단다.

신발도 운동화를 신고 와서 내 트래킹화가 없었으면 발 동상 걸렸을 것이라고..^^

전날 지인들캉 늦게까지 술자석이 이어졌어 내 문자를 제대로 읽지 못했다고...

 

 

 

 

 

 

 

 

 

 

나뭇가지 사이로 오늘의 목적지 민주지산 정상이 저만치 다가왔다..

마지막 피치를 올린다.

 

 

 

 

 

 

 

 

 

 

 

 

 

 

 

 

 

 

 

 

 

 

 

 

 

 

 

 

 

민주지산(1,241m)

 

 

 

 

 

정상에 서니 어느덧 해가 늬엇늬엇 서산으로 기울고 있다.

예상보다 한 시간 반을 오버했다.

어둡기 전에 군불 땔 나무를 마련하려면 시간이 촉박하다.

우선 친구들이 도착하기 전에 사방을 둘러본다.

 

 

 

 

당겨본 석기봉과 그 너머 삼도봉라인이 서서히 황혼빛에 물들고 있다.

 

 

 

 

 

반대편 각호산도 멋진 모습으로 다가왔다.

오늘은 시간이 촉박하니 잠시 눈 맞춤으로 대신하고 내일 느긋하게 만나보자꾸나..!

 

 

 

 

 

당겨본 각호산

 

 

 

 

 

그사이 친구들 등장..!

 

 

 

 

 

캬..! 그림이 예술이네..

 

힘들게 오름의 보상이라도 받으려는 듯 연신 감탄사를 토해내고 있다.

이 그림을 바라보면서 아무런 감흥이 없다면 산에 오를 의미도 자격도 없음이겠다..!

역쉬 내 친구는 산을 잘 이해를 하는 것 같구나..^^

 

 

 

 

보고 또 바라본다.

 

바라볼수록 아름다운 대한의 금수강산이 아니겠는가..!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담는다.

한참을 이렇게 뿌듯함으로 가슴 한켠을 가득 채웠다.

이제 고마 인증샷 한 장씩 박고 대피소로 내려감세나..

 

 

 

 

 

 

 

 

 

 

 

 

 

 

 

 

 

 

 

 

 

 

 

 

 

 

 

막 대피소에 다다르니 석양도 이제 구름 아래로 기울고 있다.

 

 

 

 

 

마침 누군가 땔감을 남겨 놓았다.

누구신지 모르지만 베리 땡큐입니다.

 

 

 

 

 

 

 

 

 

 

 

이렇게 대피소의 하룻밤이 장작불과 함께 활활 타오른다..

 

 

 

 

 

다음날 힘찬 아침을 맞은 민주지산..!

 

화창한 날씨에 밤사이 더욱 아름답게 치장을 한 설화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친구들이 하룻밤 잘 자고 간다꼬 대피소에게 거수경례로 작별인사를 건네고 있다..

 

 

 

 

언젠가 또다시 하룻밤 신세를 질 날 분명 있으리오...

 

 

 

 

 

 

 

 

 

 

 

 

 

 

 

 

 

 

 

 

 

 

 

 

 

 

 

 

 

 

 

 

 

 

 

또다시 만난 민주지산..

 

엊저녁의 황혼에 물든 모습도 좋았고 이렇게 힘찬 아침을 맞이한 모습도 황홀하다.

어제는 친구 잘못 만나 생고생이었다면 오늘은 친구덕에 황홀경에 빠져본다..

맞제 친구들아..^^

 

 

 

 

 

 

 

 

 

 

가야산을 필두로 거창의 우두산, 비계산, 오도산라인이 일선상으로 펼쳐지고 가까이로 대덕산, 삼봉산이 덕유산으로 이어진다. 

 

 

 

 

 

당겨본 가야산과 우두산라인..

 

 

 

 

 

반대편으로 각호산이 지척에서 아주 선명하게 다가왔다.

원래는 각호산을 경유 하산하기로 했지만 친구들 거듭 손사래를 친다.

어제의 후유증이 아직 남아 있나 보다..^^

 

 

 

 

물한리 방향으로 김천 황악산이 추풍령으로 이어지고 있다.

 

 

 

 

 

황악산 너머로 구미 금오산이 머리통만 내밀고 있는 모습이다.

 

 

 

 

 

친구가 저기 봐란다.

그래 다음에는 덕유로 가자..!

 

 

 

 

당겨본 덕유산

 

 

 

 

 

질세라 지리산도 얼굴을 내민다..!

 

 

 

 

 

당겨본 지리산

 

 

 

 

 

멀리 완주 대둔산도 희미하게 다가왔다..!

 

 

 

 

 

댕겨본 대둔산

 

 

 

 

 

그럼 저기는 어디고..!

 

 

 

 

 

 

 

 

 

 

 

확실치는 않은데 금산 서대산 아닌감...??

 

 

 

 

 

칭구야 이제 내 독사진 함 박아봐라...

 

 

 

 

 

히말라야 정복...^^

 

 

 

 

 

크게도 한방

 

 

 

 

 

요로코롱도 한방..!

 

 

 

 

 

마지막으로 눈꽃 사이로 석기봉을 바라보면서 이제 퇴장을 한다.

 

민주지산 대피소에서 갑장들캉 이렇게 하룻밤 쉬어갈 줄은 미처 몰랐다.

지난번 인천에서 지나간 소리로 했던 야그가 실행에 옮기게 되니 뿌듯한 마음이다.

친구왈 앞으로 다시는 겨울에 산에 가자 소리 하지 말아라 칸다.

하지만 속으로는 좋아 주걸 지경 아니겠나..^^

 

 

 

 

 

 

 

 

 

 

 

 

 

 

 

쪽새골 삼거리

 

어제 이곳으로 올라야 했는데, 잠시 착각으로 험한 길로 인도하여 정말 미안했다.

하지만 고생한 만큼 기억에도 오래 머물 것이다.

 

 

 

 

 

 

 

 

 

 

아침에 둘이서 비닐로 이러쿵저러쿵하더니만 바로 이것이었구나..!

 

 

 

 

 

....^^

 

 

 

 

 

ㅎㅎ

 

 

 

 

 

ㅋㅋ

 

 

 

 

 

 

 

 

 

 

 

 

 

 

 

 

 

이렇게 약 1km를 비닐 타고 내려왔다.!

이제 고마 걸어가자..

 

 

 

 

 

 

 

 

 

 

 

끝..>>>

 

 

 

 

https://ldh8001.tistory.com/661☜2021년 각호산, 민주지산 대피소 박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