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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memory

2008년 8월 지리산

 

 

 

 

 

 

 

 

 

                                                                   ▲ 만수 해주와 함께 05시 성삼재 주창장에서..." 라면 묵고 산행하겠나?"

 

 

 

 

 

                                                                                                           ▲ 해주와 함께

 

 

 

 

지리산을 다녀와서
2008년 여름 만수 해주와 셋이서 지리산 종주길에 나선다.
난 처녀출전, 둘은 오래전 완주한 경험도 있고, 한 친구는 코오롱 마라톤 동우회, 한 친구는 전국의 온 산을 누빈 약초매니아
그들에 비해 경험이 전무한 나로서는 많은 염려가 따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추진은 내가 했으니 악으로 깡으로 가야겠다고 다짐하고 02시에 구미출발 05시에 성삼재 주차장에 도착하여 라면으로 아침을 때운다.
저 멀리서 동이 트는 모습을 보며 먹는 라면 맛은 한마디로 죽인다.
자~출발이다 발 검음이 가뿐하다 당근 가뿐할 수밖에 배도 든든하겠다.지리산의 영험한 정기를 듭뿍 받았으니 말이다.
그리고 얼마나 도전해 보고 싶었던 지리산 종주인가!
한 시간 남짓 걸었는데 멀리서 '노고단대피소'가 보인다.
출발 전 지리산 초짜인 나로서는 정보 수집 차 인터넷 검색으로 수도없이 보았던 '노고단대피소'가 아니던가?
 
대피소에는 전국에서 모여든 산객들로 산행준비에 한창이다. 우리도 목도 축일 겸 배낭을 내리고 잠시 휴식을취하기로 한다.
오늘 산행 최종 목적지는 '장터목대피소까지 18시 전에 도착하여 다음날 천왕봉 정상에서 일출을 보는 것이 최우선 목표,여의치 않을 시 세석대피소다.
물론 대피소 예약을 하지않아 정 여건이 여의치 않으면 어느 대피소이던 어둡지않게 도착만 하면 되겠다  
노고단에서 바라보이는 지리의 장엄한 모습을 뒤로하고 걸음을 재촉한다.
원래 산행은 산세를 즐기며 또 체력 안배도 하면서 천천히 하는 것이 기본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초보 산꾼의 마음은 조급함이 앞서니 그렇게 여유를 부릴 여유가 없다.
 
하여튼
우리가 중식을 하고 쉬어 갈 '연하천대피소'를 향하여 앞만 보고 내달린다.
앞선 두 친구는 지치지도 않은지 아니면 오기라도 부리는 건지, 난 쉬고 싶지만 내색은 하기 싫고 점점 짊어진 배낭의 무게가 나의 어깨를 짓누르기 시작한다.
당연히 허리를 거쳐 무릎까지 전달됨을 느낀다.
대충 어림잡아 배낭무게가 20kg 은 족히 되겠다. 있는 것 없는 것 다 쑤셔 넣었으니 당연하겠지~지금 같으면 반은 줄여도 될 낀데~
경험부족이란 말이 아마 이럴 때 두고 하는 말이 렸다.
그 길고 긴 내리막 나무 계단도 지나고 사진 한 장 안 박고 내 달린 덕분에 '연하천대피소'에 그리 늦지 않게 도착했다.
배도 고프고 목도 마르고 아니 그 보다 무릎이 심상치가 않다.
이렇게 무거운 등짐을 지고 먼 거리를 걸어본 경험이 없으니 조금 쉬어가면 괜찮겠지 혼자 중얼거리며 중식 준비를 한다.
그 와중에 산장을 증축한다고 건축 자재를 실어다 나르는 헬기가 오른 내릴 때마다 흙먼지가 사방으로 흩날린다.
 
그래도 밥 맛은 꿀맛~



에너지도 충전하고 휴식도 취한 뒤라 몸은 한결 가뿐하다. 하지만 쉬어가면 가라 앉을 것만 같던 무릎이 통증이 더하다.
둘은 벌써 저 만치 산을 오르고 있다. 나도 뒤따라 가보지만 걸을수록 한쪽 다리가 많이 아프다.
많이 처진 것 같다. 아~꼭 절반쯤 왔는데, 앞으로 갈 길이 너무 멀다는 것이 뇌리에 빠르게 와 닿는다.
이런 것이 바로 진퇴양난 이구나 싶다.
가슴도 덩달아 덜컹 내려앉는다. 앞서가던 둘이 저 위에서 나를 기다린다.
이러 이러 하다고 하니 마침 해주한테 압박 붕대와 스프레이 파스가 있다. 바르고 압박하니 좀 괜찮다.
그때 해주가 그렇게 고마울 수가 이 친구는 참 준비성이 많은 친구라고 속으로 생각해 본다.
"해주야 그때 정말 고마웠어"
그렇게 해서 한 시간은 벽소령을 향해 전진 또 전진했다. 그러나 약발이 그기까지 일줄 이야
잠시 쉬고 일어서니 이젠 무릎에 통증이 심하게 느껴온다..거의 한 다리에만 의지 할 수밖에 없을 정도다.
당연히 시간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오버다.
그렇게 무의식적으로 얼마나 더 걸었을까 저 멀리 '벽소령대피소가 시야에 들어왔다.
그 시간이 15시, 벽소령에서 장터목까진 어림잡아 다섯 시간 이상이니 난감하다.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다. 내가 먼저 제의를 했다 나는 여기서 자고 다음날 마을로 탈출을 할 테니 자네들은 장터목까지 진행하라고 하니
친구 왈 일출은 포기하고 여기서 같이 밤을 세우고 내일 상태가 호전되면 같이 가진다. 눈물 나오게 고맙다.
 
우린 대피소 예약을 하지 않아 일찌감치 대피소 처마 밑 최고의 명당자리에 침낭을 깔고 자리를 잡는다. 조금 후 마른 하늘에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 한다.
우리 뒤에 온 삭객들은 처마 밑 자리도 없어 맨땅에서 고스란히 비를 맞으며 하룻밤을 지샌 사람도 어림잡아 50명은 족히 되었다.





 
 
 
 
 
 
 
어느새 주위가 시끄럽다. 새벽 네 시 벌써 산행을 시작하는 사람들도 있다.
난 먼저 다리에 온 신경이 집중된다. 괜찮은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일단 일어나서 걸어본다.
짧은 순간에 만감이 교차한다. 현 상태로는 확신을 할 수가 없다. 갈 수 있을 것 같으나 가다가 중간에 퍼지면...
아직 자고 있는 친구 얼굴을 보니 무리수를 두기가 그렇다. 아쉬움이야 이루말 할 수 없지만 이 두 친구를 위하여 포기해야겠다고 심정을 굳힌다.
그렇게 마음의 결정을 내리니 한결 마음이 편해온다.
아니나 다를까 일어나자 마자 "니 다리 괜찮나?" .....좀 엄살을 부려 어제 보다 더 심하다고 하니 뭐 십은 표정이다.
"친구들아! 미안하다 우리 백무동 주차장에서 만나자" "우짜겠노 그래 백무동서 보자 차 회수하여 백무동 냇가에 집짓고 기다리라!"
그 와중에 해주는 내 배낭에 있는 짐 자기 배낭에 다 옮겨간다. 눈물나게 고맙다.






두 친구를 뒤로하고 음정마을로 하산을 한다.
막상 이렇게 혼자가 되니 왠지 쓸쓸하고 뒷맛이 좋지 않다, 한편으론 초행길에 다리가 더 악화가 될까 걱정도 앞선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걱정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약 1시간 정도 하산하니 바로 임도가 나타난다.
나중에 알고 보니 군사 작전도로라 한다. 차가 다닐 정도이니 산에서는 고속도로나 다름이 없다.
마을 쪽에서 벽소령으로 산행하시는 님 왈 마을과의 거리는 고작 두 시간 정도란다.
그 때부터는 콧노래도 나오고 그 아프던 다리도 멀쩡하다. 인간은 이렇게 간사하다.
허옇튼 오는길에 길가 계곡에 풍덩도 하고 바위에 드러누워 산에서 누릴 수 있는 모든 혜택을 누려본다.
지금 천왕봉 정상을 향하여 자신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는 친구들은 안중에도 없다. 솔직히 ㅎㅎ
산행중인 친구들과 시간을 맞추려면 이렇게 하여도 시간적으로 느긋하다.
도중에 지리산 반달곰의 흔적도 보았고 또 나와 비슷한 처지의 서울에서 왔다는 묘령의 여인도 만났다.
자기도 뒤처져서 나중에 백무동에서 일행과 만나기로 하고 홀로가 되엇다고 한다. 동지가 생긴 셈이다.
덕분에 동네 마을(나중에 알아보니 마을이름이 마천 음정 마을 이라네요) 까지 길동무가 되어 주었다.
마을에 도착하여 길 안내를 받으러 어느 가정집을 방문 하였는데 마침 이장님 댁이었다. 사정을 이야기 하니
지인 중에 택시영업을 하니 잠시 기다리라면서 커피까지 내어 주신다. 얼마나 고맙던지...
같이 동행을 해준 여인에게 같은 방향이니 백무동까지 태워 주겠다는 나의 제의에
일행과의 시간도 맞출 겸 산행 못함을 채운다고 하면서 백무동까지 걸어서 간다고 한다.
그렇게 묘령의 여인과 아쉬움의 작별 인사을 나누고 콜택시에 몸을 싣는다.

 
 
한참 후 ...
백무동 다리 밑에 텐트 치고 읍내에 먹을거리 장 다보고 기다리고 있는데,
폰에 불이 깜빡인다.
 
"야 빨리 백무동 주차장으로 와"
둘이 천왕봉 무사히 접수하고 하산 했단다.^^
수고 많았어 친구들!!







그 후
꼭 일 년 만에
지리산에 다시 들지만
종주가 아니고
중산리 코스로
파트너 도저히 자신이 없단다.
 
할 수 있다고 우겨보지만
속으론
나도 낙오했는데
여자 몸으로 처음부터
종주는
무리갰죠?
그래 중산리코스라도 가자...
그 후
 
올해
지리산 종주할레??
파트너 왈
또??
그래 난
죽을 때까지
열 번은 꼭 채울끼다!
노후에 지리산 자락에 집 짓고 살끼다.!!
 
 
 
 
 
 
   
 
결국 올해도 그 놈의 태풍 땜시 통영 소매몰도로 가고마네~~`
지리산이여
내년 2011년에는 꼭 만나자.~`~~~~~~~~~~~~~~~~~~~~~~~~~~~~






- 지난  2008년 기억을 더듬어 여기에 옮겨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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