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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memory

2018년 3월 3일 미완의 완도 오봉산 산행



<산행 들머리 대구미마을>





남녘의 따스한 봄볕을 쐬이러 멀리 남도의 끄트머리 완도의 진산 오봉산으로 기대 가득 안고 장장 네 시간의 장도에 오르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다 하였던가, 조금 전 영암 월출산을 지나올 때까지만 해도 그렇게 맑던 하늘이 완도 땅으로 들어서면서부터 하늘은 온통 잿빛으로 변한다.


급기야 심봉을 오를 때쯤 습기를 가득 머금은 안개가 사방을 오리무중으로 가둔다.


다도해와 어우러진 아름다운 완도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인적이 없는 산 정상부는 그저 을씨년스럽기 그지 없다.


무거운 마음으로 오봉산의 주봉 상황봉에 오르니 몸을 가누기 조차 힘들 정도의 강력한 해풍이 무거운 박짐을 진 두 사람의 마음을 어지럽게 한다.


설상가상으로 이곳 상황봉 정상에는 한창 공사 중인 자재가 발 디딜 틈도 없이 사방에 널부러져 있다.


어수선한 분위기 탓으로 돌리기에는 너무나 터무니 없는 시행착오를 하게 되니


 진정 이 또한 하늘의 뜻이란 말인가^^





 




기대 가득 안고 오늘 하룻밤 쉬어갈 상황봉과 백암봉 사이에 위치한 전망대를 목적지로 정하고선



 부푼 마음으로 대구미마을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오봉산 산행코스는 아래의 코스로 진행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대구미(대구리)마을~심봉~상황봉~하느재(박)~백운봉~업진봉~숙승봉~불목리주차장(약 9.5km)







초입에서부터 상황봉에 이르기까지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사철 푸르름을 잃지 않는 상록활엽수가 가득하다.

이 시기에 남도에서나 볼 수 있는 그림인 것이다. 특히 후박나무와 동백나무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렇게 포부도 당당하게? 정상으로 오르는데, 무심한 하늘이시여 ㅋㅋ








 시원하게 펼쳐진 다도해와 어우러진 완도의 평온한 모습을 바라보며 한참을 쉬어간다.


맑은 날씨면 명성이 자자한 보길도와 청산도가 지척으로 다가올 텐데,





















바다색은 하늘빛에 좌우하니 큰 기대는 않지만,

파란 하늘 아래의 푸른 바다의 모습이 자꾸만 연상되니,

솔직히 아쉬운 마음 숨길 수가 없도다.!







심봉과 상황봉의 정상부는 짙은 안개에 휩싸여 있다.


우리가 저곳에 도착할 쯤이면 안개는 곧 물러가고 고대하는 파란 하늘문이 활짝 열리겠지 하는 기대와

 또 한편으론 이대로도 좋으니 비님이라도 내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을 동시에 해본다.














상황봉과 백운봉 사이 하느재의 완만한 곡선이 시선을 이끈다.


얼마 후면 저 어디쯤에 우리의 하룻밤 보금자리가 자리할 테니 말이다.^^




















상록수림을 벗어남과 동시에 거대한 암봉이 불쑥 나타났다.  심봉이다.!


하지만 심봉에 오르면서부터 습기를 잔뜩 품은 안개비가 흩날리고 주위는 온통 먹통이다.

그기에 더해 거친 바닷바람에 박짐을 진 몸이 휘청거린다. 예감이 별로 좋지 않음이다.!


































심봉(598m)


이제 파란 하늘은 고사하고  제발 비라도 내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만 할 뿐이로다.


심봉에서 바라본 상황봉은 안개가 삼키고 있다.↓















상황봉(644m)


상황봉을 중심으로 다섯 봉우리가 섬 한가운데 솟아 있어 오봉산으로 일컫는다.

그 오봉산의 주봉이 바로 이곳 상황봉이다.



상황봉 정상부는 지금 무슨 작업을 하는지는 몰라도 사방으로 건축자재가 널부러져 있다.


더욱 거세진 바람에 얼른 인증샷을 날리고 내려서는데 아뿔싸~







이제 정상을 찍었으니 하느재로 내려서면 쉼터인 박터가 나올 것으로 상상을 하면서 한참을 내려서는데,

예감에 너무 급경사를 내려서는 느낌이 불현듯 들지만 이미 한참을 바닥으로 내려섰다.














예정에 없던 임도가 나타나고 이정표를 확인하니 잘못 내려 왔음을 직감한다.


여기서 장고를 거듭한다. 다시 상황봉으로 700m, 치고 올라 하느재로 진행하느냐, 아니면 하산 후 완도의 바닷가에서 느긋하게 쉴까?

당연히 날씨만 좋다면야 시간상으로나 거리상으로 충분히 되돌아 갈 수 있지만, 올려본 하늘은 여전히 울상이다.



일기예보를 검색하니 내일도 흐리고 비 그림이다.

그래 산이 어디 가나 ! 다음에 또 오면 되지!

자위를 하면서 무거운 발걸음 옮긴다.





시멘트 임도를 따라 한참을 내려서니















완도자연휴양림에 닿는다. 잠시 길을 묻는 사이 운 좋게도 허브 트럭을 히치한다.


예전 문경 황장산 산행 시 안생달에 이어 난생 두 번째 히치하이커다.ㅋ







덕분에 약 30분 정도 발품을 덜었다.


대야리 마을에서 내려 미니 버스를 타고 바로 명사십리 오토캠핑장으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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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탕에서 따뜻하게 샤워 후 산정에서의 먹을거리로 파티를 한다.




다음날 아침 명사십리 해변을 거닌 후 장보고가 당나라를 물리치기 위해 설치한 장도 청해진을 탐방 후


미완의 완도 오봉산(상황봉) 산행 일정을 마무리 한다.














<완도 명사십리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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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도 청해진으로 go~~~~










장보고 동상↑





























첫 만남에 아쉬움과 그리움만 가득 남겨 두고 온 완도! 그리고 오봉산!


그 언제일까?  봄 기운이 완연한 날 활짝 웃는 얼굴로 다시 만날 것으로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