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1 memory

2021년 10월 15일 지리산 미완의 칠선계곡

 

 

지리산 십경 중 팔경인 칠선계곡!

최후의 처녀림 칠선 계곡에는 아무 죄도 없는 나무꾼으로만 오시라 했다.

애써 나무꾼의 마음으로 마빡에 불까지 밝히고 기대 가득한 마음으로 계곡으로 들어섰지만

선녀는 고사하고 개고생만 쌔빠지게 하고 왔다.^^

 

 

 

 

백무동주차장.

 

현재 시각 04시 50분, 백무동 골짝은 아직 깊은 잠에 빠져있다.

 

 

 

 

다샘 팬션

 

주차장에서 약 30m 아래에 다샘 펜션이 있다.

펜션 앞마당으로 두지동 마을 가는 초입이다.

 

 

 

다샘 펜션 입구에 두지동 2.7km 이정표가 있다.

 

올여름 블친네와 함께 추성리에서 비선담까지 트래킹을 하였다.

두지동에서 백무동 이정표를 보고 기회가 되면 백무동에서 칠선계곡을 거쳐 천왕봉으로 올라 백무동으로 원점회귀 코스를 머릿속에 그렸었다. 

의외로 그 기회가 일찍 다가왔다.

비장한 마음으로 홀로 조용히 산길로 스며든다.

 

 

 

토요일 파트너는 지인 결혼식 간다꼬 혼자 어디라도 다녀오란다.

달력에 칠선계곡이라 동그라미 빨갛게 칠해놓고 일기예보에 집중을 하는데 주말 비님이 행차하신단다.

이런 된장.! 비 맞으며 칠선계곡을 만나는 것은 예의가 아니지 않겠는가..!!

남은 휴가 소진 겸 하루 땡겨 오늘 금요일 택일을 하였다.

그 애틋함을 칠선녀는 아는 걸까..

 

 

 

두지동 마을 

 

백무동에서 정확하게 한 시간 만에 두지동에 도착하였다.

어둠이 채가시지 않은 산골마을은 정적만이 감돈다.

 

 

 

천왕봉 8.2km 

 

 

 

 

 

 

 

 

 

 

 

선녀탕

 

지난여름보다 수량이 많이 줄었다.

 

 

 

 

옥녀탕

 

 

 

 

 

 

 

 

 

 

 

 

 

 

 

 

 

 

 

 

 

 

 

 

비선담 초소

 

 

 

 

 

 

 

 

 

 

 

올여름날 이곳에서 풍덩 하였던 곳이다.

 

 

 

 

 

칠선계곡 탐방은 이곳까지만 출입이 허용된다.

이 후로 천왕봉까지는 국공 인솔 하에 예약제로 운영된다.

현재 코로나 여파로 토요일 10명으로 한정하여 운영되기에 예약은 언감생심.!

결국 홀로 몰래 들어가다가 큰 낭패를 본다.

물론 사전에 예습을 게을리한 나의 불찰이다.

 

 

 

상원교

 

 

 

 

 

 

 

 

 

 

 

 

 

 

 

 

 

칠선폭포

 

높이 10여 미터 칠선계곡을 대표하는 폭포이다.

 

 

 

 

 

 

 

 

 

 

 

 

 

 

 

 

 

 

 

 

 

 

단풍은 아직이고 그나마 물든 단풍도 말라 쪼그라들었다.

단풍은 온도 차가 커야 곱게 물드는데 올해는 평균치보다 기온이 높은 이유가 아닐까 싶다.

 

 

 

 

염주폭포

 

칠선폭포를 지나서 대륙폭포가 짱!하고 나타나야 정상인데 아무리 봐도 대륙폭포와는 거리가 멀다.

이곳으로 진입할 때 우째 길이 희미하여 의아했는데, 짐작컨대 이곳으로 진입하기 전에 좌측으로 붙었어야 했지 싶다.

염주폭포가 나오면 길을 잘못 들었다는 것이다.

후에 안 사실이지만 이 폭포는 칠선계곡의 줄기가 아니라 제석봉골 초입이라 한다.

지금부터 고난의 길로 접어든 셈이다.

 

 

 

집에 와서 복기를 하니 이곳으로 일부러 찾는 이들도 많더라.^^

그렇지만 초행길인 나로서는 난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쯤에서 다시 돌아갈까도 했지만 너무 많이 진행하였다.

몬 무도 고.!

 

 

 

 

바위는 이끼가 끼어 매우 미끄럽고 거의 개척 수준이다.

 

 

 

 

 

 

 

 

 

 

 

다른 블방에서 보니 수량이 많을 때 꽤 괜찮은 계곡이었지만 오늘은 영 아니다.

고만고만한 소와 담을 여려 곳 지나쳤다.

 

 

 

 

출발 전 일기예보에 15시경부터 비 그림이었는데 올려다본 하늘은 현재까지는 맑다.

지금도 바위길이 미끄러운데 비라도 내린다면 큰 낭패가 아닐 수 없겠다.

빨리 능선으로 붙어야 한다는 일념에 마음은 조급해지는데 다리는 점점 풀려만 간다.

 

 

 

 

 

 

 

 

 

 

다이아몬드 폭포

 

오늘 최고의 난관이다.

폭포 옆으로 잡풀이 자란 지점으로 올라야 하는데 보기와 달리 매우 미끄러운 상태다.

풀이 자란 곳이 흙길이 아닌 바위라 물기를 머금고 있어 상당히 미끄러웠다.

 

 

 

물줄기의 흐름이 다이아몬드 형태를 띠고 있다고 붙여진 이름이라는데 좀 비스무리하긴 하다.

 

 

 

 

 

멀리 능선은 보이지만 갈수록 길은 희미하고 가도 가도 끝이 없다.

 

 

 

 

 

 

 

 

 

 

 

얼마쯤 올랐을까 정신없이 오르다 뒤돌아보니 시야가 열리기 시작한다.

잠시 쉬어가면서 올라온 길을 되짚어 보니 백무동에서 두지봉마을로 빠지지 않고 계속 창암 능선을 따르면 제석봉으로 이어지지 않겠나 싶다.

 

 

 

 

드디어 능선에 올라서다.

 

능선에 올라서 제일 먼저 시야에 들어온 그림이다.

계곡을 치고 오르면서 사실 방향감각을 잊었기에 이곳에 올라서면 어디쯤일까 내내 궁금하였었는데, 

처음에는 어리둥절!  차츰 눈에 익은 그림들이 펼쳐진다.

멀리서 반야봉이 너 왜 그기 서있니 한다.^^

 

 

 

가까이로는 장터목 대피소가 보이고 그 너머로 연하봉, 촛대봉이 보이니

그제사 내가 서있는 곳이 제석봉 아래에 서있음을 짐작한다. 

 

 

 

 

철쭉 사이로 난 좁은 길을 따라 얼마쯤 오르니 눈에 익은 제석봉의 고사목 풍경이 펼쳐진다.

 

 

 

 

 

 

 

 

 

 

 

 

 

 

 

 

 

 

 

 

 

 

 

제석봉 전망대

 

백무동에서 어둠을 뚫고 기세도 좋게 출발하였지만 한순간 길을 놓치고 악전고투 끝에 장장 7시간 만에 이곳 제석봉에 올라섰다.

안도의 숨도 잠시 허탈함이 찐하게 밀려온다.

거기에 더해 날씨마저 우중충하니 기분이 한없이 다운된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천왕봉은 비구름에 휩싸여 있고 급기야 빗방울이 하나둘 떨어진다.

제대로 왔다면 저 천왕봉 바로 아래로 올라왔을 텐데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도다.!

빗방울 맞으며 먹는 빵맛이 빵맛이 아니더라.^^

 

 

 

중산리 방향

 

 

 

 

 

반야봉, 노고단으로 이어지는 주능선

 

 

 

 

 

반야봉도 구름에 숨었다.

 

 

 

 

 

남부능선 삼신봉 방향

 

 

 

 

 

지척의 천왕봉을 배알 하는 것이 도리이겠지만 날씨 핑계로 바로 하산을 하기로 한다.

사실 날씨는 핑계일 테고 몸과 마음이 지쳤다는 것이 맞을 게다.^^

 

 

 

 

 

 

 

 

 

 

장터목대피소

 

 

 

 

 

백무동 5.8km,  아주 멀게만 느껴진다.

 

 

 

 

 

 

 

 

 

 

 

 

 

 

 

 

 

 

 

 

 

 

 

 

 

 

 

 

 

 

 

 

 

 

 

 

 

 

 

 

 

 

 

 

 

 

 

 

 

 

 

 

 

백무동 탐방센터 도착 

 

야심 차게 진행하였던 칠선계곡의 만남이 이렇게 미완으로 남겼다.

훗날 다시 한번 찾아오라는 배려로 삼고 옛고을 식당에서 비빔밥으로 쓰린 배 달래고 귀갓길에 오른다.

 

 

 

 

 

 

 

 

 

 

 

 

 

 

 

산행코스( 원점회귀 약 10시간 40분 소요)

 

백무동주차장(04:50)~두지동마을(05:50)~칠선폭포(07:30)~제석봉골~제석봉(12:10)~장터목대피소(12:40)~백무동(15:30)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