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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memory

2021년 5월 22일 설악산 서북능선

 

 

봄철 산방 기간이 끝나는 매년 이맘때가 되면 설악산에는 털진달래가 장관이다.

특히 귀때기청봉이 있는 서북능선 일원과 대청봉 아래에 폭넓게 군락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이 시기는 늘 봄철 산방 기간에 묶여 있어 산객들의 애간장을 태운다.

산방 기간이 끝나는 5월 중순부터는 서서히 진달래는 지고 그 빈자리에 연달래가 꽃망울을 터트릴 시기이기 때문이다.

마침 올해 15일이 주말이라 끝물이라도 만나보려 만반의 준비를 하고 기다리는데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다하였던가.!

주말인 15일부터 삼일 내리 비 소식이다.

비에 젖은 진달래는 그렇다 치고 그 모습을 훔쳐보는 나 자신도 민망하기에 한주 건너 오매불망 오늘을 기다렸다.

큰 기대는 않지만 내심 쪼매라도 보여주길 기대하면서 한계령 고갯마루에 올라선다.

 

 

 

한계령 (04:30)

 

2010년 설악에 첫발을 내디딘지 언 11년이 흐른 현재, 오늘이 정확하게 서른 번째 설악산과의 만남이다.

돌이켜보니 구석구석 골골이도 찾아들었다. 매년 두세 번은 찾은 셈이다.

 

https://blog.daum.net/ldh8001/406 ☜ 설악산 발자취 모음

 

 

 

 

동이 트이니 낮익은 모습들이 하나둘 반긴다.

아침햇살을 받아 싱그러움 가득한 숲길과 우람한 골격의 암릉들을 바라보니 설악에 들어섰음을 실감한다. 

 

 

 

 

 

 

 

 

 

 

이 그림을 보고 진달래는 잠시 뇌리에서 떠났다.

운해의 황홀경에 흠뻑 취했으니 말이다.^^

 

 

 

 

 

 

 

 

 

 

 

 

 

 

 

 

한계령 삼거리 (06:00 / 1시간 30분)

 

대청의 진달래도 일품이지만 오늘은 귀청의 진달래가 더 땡기니 좌틀이다.

사실 진달래는 뒷전, 운해에 마음을 빼앗긴 터라 빨리 능선에 올라서고 싶은 마음뿐이다.^^ 

 

 

 

악명 높은 서북능선 너덜의 시작이다.

전날 내린 비로 인해 등로가 상당히 미끄러워 조심스럽다.

거리에 비해 산행시간이 많이 지체된 이유다.

 

 

 

귀청이 저 멀리서 어서 오라 반긴다.

 

사실 이쯤에서부터 이뿌니들이 하나둘 마중을 나올 시점인데 사방 어디에도 코삐이도 안 보인다.

뭐 어쩌겠나 늦게 찾은 내 탓이로소이다.

 

 

 

멀리 점봉산이 하얀 구름모자를 쓰고 있다.

진달래마저 반겨 주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이것으로도 충분히 벅차다.!

 

 

 

 

용아, 공룡 그리고 중청이 대청이도 언제나처럼 그 자리를 꿋꿋하게 지키고 서있다.

언제나 보아도 듬직하고 믿음직스럽다.

 

 

 

 

 

 

 

 

 

 

 

 

 

 

 

 

 

 

 

 

 

 

 

 

 

 

 

 

저 아래 어디쯤 소승폭포가 있겠다.

지난날 짜릿하였던 순간들이 하나둘 스쳐 지난다.

 

 

 

 

 

 

 

 

 

 

 

 

 

 

 

 

 

 

 

 

 

 

 

 

 

 

 

 

건너편 가리능선은 숨바꼭질에 여념이 없고.

 

 

 

 

 

귀때기 꼭대기에 다다르니 마지못해 마지막 남은 이뿌니들을 죄다 호출 마중을 한다.

그래 고맙다 귀청아..^^

 

 

 

 

귀때기청봉 (08:00 / 3시간 30분)

 

 

 

 

 

 

 

 

 

 

 

 

 

 

 

 

 

이곳이 서북능선 최대의 진달래 군락지인데 전날 제법 많은 비가 내린 탓에

그나마 마지막 남은 꽃잎마저 모두 떨어진 상태이다.

 

 

 

 

해마다 기상 여건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략 5월 10~15일 경이 적기일 것 같다.

 

 

 

 

 

쉰길 폭포가 있는 큰귀때기골 가는 길

금줄이 없다는 것은 족쇄가 풀렸다는 것인가?

 

 

 

 

돌아보니 귀때기청도 얼굴을 가리고 있다.

그냥 보내기가 못내 미안한가 보다.^^

 

 

 

 

 

 

 

 

 

 

당겨본 상투바위골

가을 단풍이 물들면 한 폭의 그림인데 올 가을을 기대해 본다.

 

 

 

 

 

 

 

 

 

 

아득히 멀어진 귀청 그리고 대청과 공룡

 

 

 

 

 

 

 

 

 

 

 

 

 

 

 

 

 

1408봉을 배경 삼아 한 컷

 

 

 

 

 

1408봉 (10:40 / 6시간 10분)

 

 

 

 

 

설악 솜다리와 얼레지꽃을 찾아 오늘 많은 이들이 이곳을 찾았다.

그 광경을 보고 그냥 스쳐 지났으니 나에게는 아직 그런 열정은 없나 보다.^^

 

 

 

 

멀어진 귀청만큼 가까이 다가온 대승령과 안산

오늘은 대승폭포를 만나고 안산은 이렇게 멀리서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겠다.

 

 

 

 

 

 

 

 

 

1408봉~ 대승령 구간은 야생화 천지 삐까리다.

 

 

 

 

 

 

 

 

 

 

 

 

 

 

 

 

 

 

 

 

 

 

 

 

 

 

 

 

 

 

 

 

 

 

 

 

 

 

 

 

 

 

 

 

 

 

 

 

 

 

 

 

 

 

 

 

 

 

 

 

대승령 (12:30 / 8시간)

 

고생과 환희의 교차점이라는 대승령에 근 8시간이 소요되었다.

원래는 안산을 거쳐 십이선녀탕을 만나고 남교리를 종착점으로 잡았다가

비 온 뒤의 대승폭포도 궁금하고 그리고 시간도 많이 지체되어 바로 장수대로 하산하기로 한다.

 

 

 

 

 

 

 

 

 

 

 

 

 

 

 

 

 

 

 

 

 

대승폭포 상단이 살짝 보인다.

 

 

 

 

 

 

 

 

 

 

 

대승폭포 (13:50 / 9시간 20분)

 

금강산의 구룡폭포, 개성의 박연폭포와 함께 우리나라 3대 폭포로 손꼽힌다. 높이가 약 88m이다.

예전에 찾았을 때보다는 폭포수가 양호하지만 오늘도 기대치에는 훨씬 미치지 못하다.

 

 

 

 

 

 

 

 

 

소나무 뒤로 가리능선이 지척으로 다가왔다.

 

 

 

 

 

 

 

 

 

 

 

 

 

 

 

 

 

 

 

 

 

 

 

장수대분소 도착 산행 종료 (14:30 / 10시간)

 

 

 

 

 

 

산행코스 (약 13km / 10시간 소요)

 

한계령(04:30)~한계령 삼거리(06:00)~귀때기청봉(08:00)~1408봉(10:40)~대승령(12:30)~대승폭포(13:50)~장수대(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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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회수 (장수대~한계령 콜 일만오천냥) 후 한계리 한계천 변에 있는 야영장으로 이동 여독을 푼다.>>

원래는 옥녀탕이 있는 옥녀 1교 아래에서 오붓한 시간을 가지려 했는데 현재 이곳 한계천 일대는 돼지열병 방지차 철망으로 진입을 전면 통제하고 있다. 유일하게 진입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이었다. 그나마 다행이 아닐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