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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memory

2019년 2월 3일 설연휴 지리의 품에 안기다!






수없이 다녀온 지리산이지만 지리에 들 때면 언제나 느낌은 새롭게 다가온다.


어머니의 넓은 품처럼 푸근함과 첫사랑의 애절함이 함께 묻어난다. 그 넓이만큼이나 보여주는 모습도 다양하다 하겠다.


개인적으로도 십여 년 전 지리에 홀딱 반하여 지금껏 산을 찾고 있으니 나에게는 산사랑의 계기가 된 산이기도 하다.


지리산은 한마디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산이다.! 그 무슨 말이 더 필요하리요^^ 









달밤이면 푸른 숲 위로 떠오르는 달빛이 너무나 희고 맑아 오히려 푸른 빛으로 보인다 하여 붙여진 벽소령!


어제(3일) 오후 시간대에 백무동에 주차를 하고 음정마을 작전도로 바리케이트까지 택시 콜하여 비가 내리는 가운데 벽소령대피소까지 이동,

대피소에서 편안하게 하룻밤을 보내고 아침을 맞이하였다. 그 벽소령대피소에서 이박삼일의 둘째 날 일정을 시작한다.



장터목식당 택시(010 4422 5300 / 15,000냥)




2일차 일정,  벽소령대피소~칠선봉~영신봉~세석대피소(중식)~촛대봉~연하봉~장터목대피소(2박)








특별하지 않으면,


추석연휴에는 설악산으로, 설연휴는 지리산으로 이어오던 패턴을 올해도 예외가 아니다.

패턴을 바꿔 올 추석에는 이곳 지리산으로 오고 싶은 마음이다.






오늘 날씨는 맑음, 미세먼지 조금이다.


근거리 시계는 양호하나 먼 거리는 가시거리가 희뿌옇다.

다행히 바람이 강해게 불어 나중에 미세먼지가 제거되어 기대하였던

 파란하늘을 볼 수가 있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 일기예보에는 새로운 하나가 추가되었다.


흐리고 맑음 뒤에 필수적으로 따라붙는 하나 미세먼지의 여부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인간문명이 낳은 결과물이라니 자연 앞에 미안하고 안타까울 따름이다.

 





오늘 이곳 지리산 최저기온이 영하 4도, 바람은 매우 강하다.


며칠 전에 눈이 내려 출발 전 내심 기대를 하였지만, 어제 다소 많은 량의 비가 내려 모두 녹아 내렸다.

 녹은 눈이 그대로 얼어붙어 등로는 매우 미끄러운 상태이다. 반면에 강한 바람과 습기가 합작하여 멋진 상고대를 연출한다.

그기에 파란 하늘이 더해 멋진 풍경을 선물하니 만사 일장일단이 맞다.^^ 


 




선비샘의 전설


옛날 덕평골 선비가 천대와 멸시를 받으면서 살았는데, 죽어서라도 남들에게 존경을 받고 싶어 자식들에게 자신이 죽으면 이곳 샘터 위에 묻어 달라고 유언을 했다.

훗날 지리산을 찾는 사람들이 물을 마시고자 허리를 구부리니 소원대로 죽어서 남들로부터 존경 아닌 존경를 받게 되었다는 전설.


선비님 덕분에 요긴하게 목 축이고 갑네다. ㅎㅎ
























천왕봉을 찾아 보세요


종주를 할 때면 늘 이곳에서 한참을 쉬어가곤 하였다.

이쯤에서면 장도에 지친 심신이 지척으로 다가온 천왕봉을 바라보면서 다시 새로운 힘을 얻었을 것이다.

오늘도 이곳에서 한참을 쉬어간다. 





상고대, 서리꽃이 주능선을 하얀 소복으로 갈아 입혔다.!


지금 지리에 온 것을 절실하게 실감하는 순간이다. 완만하지만 왜소하지 않고,

설악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위엄이 있어 난 좋다.






















지리에 오면 누구나 할 것없이 한 순간 흠모하게 되는 이유가 뭘까

유혹하지도 꼬리를 치지도 않는데 말이다.^^






칠선봉(1,550m)
















































힘껏 당겨보니,


오늘 이틀째 밤을 쉬어갈 장터목대피소가 연하봉아래 다소곳하게 자리하고 있다.

그 뒤쪽으로 내일 새벽에 오르게 될 제석봉과 천왕봉이 우뚝 솟아 있다.














 영신봉 가는 중에


지리산은 수천 년의 세월을 두고 우리 민족의 애환과 함께한 혼이 깃든 영산이다.

굳이 따로 설명이 필요 없는 만인이 흠모하고 안기고 싶어 하는 

우리들 모두의 안식처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1500m 이상 되는 봉우리만 12개나 되고 노고단에서 천왕봉까지 주능선 거리만 장장 25km나 된다.

영호남 800여 리 3도 5개 시,군에 걸쳐 있는 말 그대로 우리나라 최고의 명산임에 틀림이 없다.















뒤돌아보니 반야봉이 여인의 둔부인양 요염한 자태를 뽐내고 우뚝 서있다.!



동쪽에 천왕봉이 있다면 서쪽에는 반야봉이 주위의 산군들을 호령하고 있는 것이다.

그 너머로 노고단을 기점으로 서북능선이 북으로 크게 원을 그리고 있다.


지리태극의 한 축인 셈이다.





장대하고 참으로 멋진 지리산의 모습이 아니겠는가.!





오늘 산행 중에 설화가 가장 아름다웠던 구간은 이곳 영신봉과 연하봉 구간이었다.

지금부터 서리꽃 만발한 영신봉으로 가보자꾸여!!




















































































































영신봉(1,651m)


이곳 지리산의 각 봉우리 정상석은 따로 설치되어 있지 않고, 영신봉에서처럼

 오르지 못한 곳은 모두 등로 가장자리 이정목에 표기를 하였다.







































세석평전 너머로 연하봉, 제석봉, 천왕봉,중봉이 한눈에 쫘~악 펼쳐진다.








1600m, 30리의 세석평전


지리산 철쭉은 조정래의 <태백산맥>의 처절하도록 서럽게, 그러나 꺾이지 않는 의지의 화신으로

 등장하는 진달래와 더불어 봄의 지리산을 단장하는 명물로, 뭇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삼신봉방향은 역광에 미세먼지로 희미하다.


멀리 광양 백운산도 어디쯤엔가 보일 텐데 말이다.































허기진 배 채우고 한참을 쉬었으니 이제 또 길 떠나자


오늘의 종착지 장터목대피소까지는 약 3.4km 쉬엄쉬엄 걷더라도 해 지기 전에 도착할 것이다.

늘 시간에 쫓겨 불이나게 산행을 한 지리산, 이렇게 세월아 네월아 걸으니 좋다.


천천히 걷는 만큼 많은 것을 보고 즐길 수가 있음이다.







세석을 뒤로하고 이제 촛대봉을 오른다.


요즘 저온현상으로 철쭉이 예전만 못하다는데, 언제 봄날에 한번 찾아보고 싶은 마음이다.

백무동 한신계곡 아니면 거림에서 청학연못을 거쳐와도 좋겠다.































































촛대봉에 올라 선 허브,


허리 디스크에 오십 중반을 넘어서면서 예전만 못한 체력임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무거운 등짐을 진 모습에 늘 고마운 마음이다.





촛대봉(1,703m)









천왕봉이 이제 성큼 코앞으로 다가왔다.!


여기서부터 연하봉까지 지리삽경의 하나인 연하선경 길이다.

개인적으로 최고로 좋아하는 곳이기도 하다.





















































































































































































연하봉(1,721m)

























































뒤돌아보니 이제 해가 늬엇늬엇 넘어가려 한다.



이른 아침 벽소령에서 시작한 오늘의 여정도 이제 서산으로 지는 석양과 함께 저물어 간다.

이곳에서 일몰을 만나보려 할까도 했지만 근 한 시간을 더 기다려야 하기에 

장터목대피소에서 여장을 푼 후 해넘이를 만나보기로 한다.














































장터목대피소


옛날 천왕봉 남쪽의 시천 주민과 북쪽의 마천 주민들이 매년 봄가을 이곳에 모여 장(場)을 세우고 서로의 생산품을 물물교환한데서 지어진 이름이라고 전해진다.

옛날에는 장사꾼들이 모여서 붐볐다지만 지금은 지리산을 찾는 등산객으로 항상 붐비고 있는 곳이다.

 






반야봉 너머로 떨어진 석양을 뒤로하고 맛난 저녁만찬과 함께 오늘의 일정 마무리 하고

내일 아침 천왕일출을 만나기 위해 아늑한 침낭 속으로 몸 눕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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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왕일출!


3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천왕봉 일출을

공교롭게도 세 번 시도 모두 일출의 영광을 누렸으니 난 9대의 덕을 쌓았는가? ㅎㅎ

그렇다면 조상님께 다시 한번 고맙다는 절 올려야 하겠는데, 명절날 이렇게 외도를 하고 있으니 우짠다요

우짜든동 고맙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3일차 일정, 장터목대피소~제석봉~천왕봉~제석봉~장터목대피소~백무동탐방지원센터 























































세 번째 만나는 천왕봉일출이지만 언제나 벅차고 새롭다. 현재 이곳에 있는 모두의 마음도 나와 같으리라.


내가 아는 모든 이들의 건강과 행복을 빌어본다.














천왕봉(1,915m)


강렬한 지리의 정기를 듬뿍 받았으니 올 한해도 건강과 행운이 함께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인생파트너, 산행파트너로서 항상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허브^^






































제석봉(1,808m)


산신의 제단인 '제석단' 이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은 6 25 전쟁 직후까지도 아름드리 고목의 구상나무들이 숲을 이루던 곳인데,

 자유당시절 말기에 도벌꾼들이 아름드리 구상나무를 도벌하고 현장이

발각될까봐 불을 질러 지금처럼 황량한 초원지대로 변했다.

 

 





















이상으로 이박삼일의 긴 여정 마무리하고 백무동으로 하산을 한다.





2박3일 전체 산행일정


백무동~음정마을 작전도로(택시이동)~벽소령대피소(1박)~세석대피소~장터목대피소(2박)~천왕봉(일출)~장터목대피소~백무동탐방지원센터





언제나 그러하듯 지리에 들면


하나를 얻은 느낌이 든다. 천왕일출, 노고운해, 반야낙조도 아니요,


피아단풍, 불일폭포,벽소명월도 아니다. 세석철쭉, 칠선계곡,섬진청류, 연하선경은 더더욱 아니다.


언제나 변함이 없는 지리산의 넓고 넉넉한 마음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