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3 memory

2013년 6월 29일 지리산 무박 화대종주

 

       46.5KM  지리산 무박 화대종주     2013년 6월 29일  

 

                                                                                                                                                                 일출 05:18   일몰 19:50 

 

 

 

지리산과의 첫 대면 후 이번이 꼭 열 번째 만남이다

 

2008년 어느 날 지리산 '지' 짜도 모를 때 종주를 한답시고 깝줄거리다 보기 좋게 퇴짜를 맞고

탈출로 에서 아쉬움과 설음에 죽기 전에 너를 꼭 열 번은 오르리라 혼자 다짐을 했던 기억이

 오늘 여기 화엄사에서 등산화 끈을 조이면서 잠시 그때가 떠올라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온다

 

46.5km 화대종주! 분명 쉽지 않은 거리다

요즘은 성삼재까지 차도가 뻥 뚫려 굳이 화엄사에서 오를 경우가  없지만

예전에 성삼재 길이 열리지 않을 당시는 화엄사에서 시작하여 주 능선을 타고 대원사로 하산하는 것을 당연시 하였다

개인적으로 생각해도 3도 5군에 걸쳐있는 화대가 진정 지리의 등뼈가 맞는 것 같다

개중에는 이것도 성에 차지 않아 이 곱이 되는 지리태극이란 것도 하고 있는 현실이지만은

(하긴 나도 태극에 먼저 도전하려다 여의치 않아 여기 화대로 발길을 돌렸다만)

지금 생각해도 태극은 아직 무리이고 아무나 쉬이 도전 하는 것이 아니란 걸 이번에 절실히 실감을 하였다

 

우쨌든 태극이든 화대이든 나 자신과의 약속인 죽기 전에 열을 채우는 날이라서 뿌듯하고

그곳이 여기 화대종주 길이라서 더 의미가 깊다

지금 보슬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야심한 밤에 지역의 건각 23명과

함께 지리의 깊고 깊은 곳으로 빠져 보련다

  

 

 

 

 

 

 

 

 

 

화엄사(03:00)

 

동이 트기 전 적막만이 화엄사의 울타리를 휘감고 있다

차에서 내리니 아니나 다를까 오늘도 어김없이 보슬비가 우리들 머리 위에 흩뿌리고 있다

깊은 산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리라지만 오늘 같은 날은 그저 으시시하다

 

어두워 볼 수는 없지만 23인이 내뿜는 새벽입김에서 그 긴장감이 뚜렷하게 전해 온다

어느 작전에 투입되기 전의 병사들의 모습처럼 등산화와 스틱을 군화 끈과 총 인양 말없이  조이고 점검한다

아주 오랜 경험을 통하여 익숙한 모습들이다 

 

 

 

 

 

 

 

 

 

 

 

 

 

 

 

 

 

 

 

 

 

 

 

 

오늘은 최대한 무게를 줄이려 DSLR은 두고 폰카메라에 의지해 보지만

 경험이 모자란 걸까 영 아니다 폰카는 거의 사용해 보지를 않았다

 

 

 

 

 

 

 

 

 

 

 

 

무넹기

 

일명 코재에 도착했다

화엄사에서 급 오름의 된비알을 단숨에 치고 오른다

두 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이것이 나중에 발목을 잡는다

오버페이스다 장거리 때는 항상 염두 해 두고 있지만 단체산행 시는 잘 지켜지지 않는다

선두를 따라 잡으려니 마음이 급한 것이다 홀로면 이렇게는 산행을 하지 않으니 오버 페이스를 하지 않지만

 

이날은 나름대로 산행을 좀 한다는 사람들이 다 모였으니 그러할 만도 하겠다

실지로 선두와 근 4시간이나 차이가 났으니 말이다 ㅎㅎ

그 사람들은 한마디로 이날 날아 다녔다

 

 

 

 

 

 

 

 

 

 

 

 

 

노고단 대피소

 

 

 

 

 

 

 

 

노고단 고개

 

일출을 보겠다고 여기까지 한 번도 쉬지를 않고 올랐다

반야봉 쪽에서부터 서서히 여명이 피어 오른다

현재시간 05:00 아직 20분가량 시간이 남았다

 

 

 

 

 

 

 

 

 

 

 

 

 

 

 

 

 

 

 

 

 

 

 

 

 

 

 

 

 

 

 

 

셀카

 

잘 안되네 ㅋㅋ

 

 

 

 

 

노고단 정상

 

 

이곳도 입산금지다

일출시간이 약 20분 남아 저기서 일출을 보려 하지만

 요즘은 걸리면 약도 없다

 

요즘 국립공원은 온통 금줄이다

공단입장에서는 이해가 가지만 사실 짜증이 난다

 

 

 

 

 

 

 

 

 

 

 

반야봉

 

여인의 둔부처럼 생겼다는 반야봉

둔부의 중심에서 약간 비켜선 부분에서 힘차게 해오름이 시작된다

 

오늘 모두 무사 완주하도록 마음 속으로 빌어 본다

그사이 선두는 꼬리도 보이지 않는다

내 후미에 산행대장 포함 여섯

그 중간에 나와 선배 한 분

 이 대열이 산행 내내 이어 진다

선두와의 격차는 자꾸만 벌어 진다

 

 

 

 

 

 

 

 

 

 

 

 

노고단고개에서부터 치받목대피소까지 함께한 님

 

현재 62세 오래 전에 같은 부서에서 근무한 대선배이시다

퇴직 후 여기서 처음으로 뵈었다 오래 전부터 지금까지 마라톤을 하신 분이라 화대종주 그리 놀라지도 않았다

그러나 나이는 어쩔 수 없는 가 보다 마지막 치밭목에서 힘들어 하신다

나 보고 자꾸 먼저 가란다

 우리 뒤에 후미그룹이 있고 산행대장이 있으니 그리 염려는 안되었지만

꺼림칙한 마음을 가지고 홀로 먼저 내려 왔다

나중에 무사히 완주하시었다

 

 

 

 

 

 

삼도봉

 

 

 

 

 

 

 

 

 

 

 

 

 

 

 

 

 

 

 

 

 

 

 

 

화개재

 

 

 

 

 

 

 

 

 

 

 

 

 

 

 

 

 

 

 

 

연하천 대피소

 

 

 

 

 

 

 

 

 

 

 

 

 

벽소령대피소

 

첫 만남 때 여기서 음정마을로 탈출을 하였던 벽소령 대피소

오늘은 아니올씨다^^

 

 

 

 

 

 

 

 

 

 

 

 

 

 

 

 

 

 

 

 

선비샘

 

 

 

 

 

 

 

 

 

 

 

 

 

 

 

 

 

 

 

 

 

 

 

 

 

 

세석평전

 

 

 

 

 

세석대피소

 

 

 

 

 

촛대봉

 

 

 

 

 

 

 

 

 

 

 

연하선경

 

 

 

 

 

 

 

 

 

 

 

장터목대피소

 

 

 

 

 

 

 

 

 

 

 

 

 

 

 

 

 

제석봉

 

 

 

 

 

 

 

 

 

 

 

통천문

 

 

 

 

 

 

 

 

 

 

 

 

 

 

 

 

 

 

 

 

 

 

 

 

 

천왕봉(15:40)

 

 

 지리산 !!

 

지리(智異) 그 지명처럼 어리석은 사람이 머물면 지혜로운 사람으로

백두산의 맥이 반도를 타고 내려와 이곳까지 이어졌기에 두류(頭流)이며

깨달음을 얻은 높은 스님의 처소 같아서 방장(方丈)이라 부른다는 지리산!!

 

해발고도 1,915m인 주봉 천왕봉을 비롯하여 1,000m가 넘는 봉우리만 20개가 이어져 있고 그 봉우리 사이마다

길고 깊은 골이 100여개가 숨어 있다  전남과 전북 경남을 아우르고 구례 남원 함양 산청 하동군을 슬하에 품고 있다

 

 

 

 

 

여기서 후미그룹(산행대장)과 잠시 조우를 하고

 

 

 

 

 

 

 

 

 

 

 

 

 

 

 

 

 

 

 

 

 

 

 

 

 

대원사 11.7km

 

이 시간이 이후 종점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시발점이다

마지막 2km가 사람 잡는다 ㅋㅋ

 

 

 

 

중봉

 

 

 

 

 

 

 

 

 

 

 

 

 

 

 

 

 

 

 

 

 

 

 

 

 

 

 

 

 

 

 

 

 

 

 

 

치밭목대피소

 

 

 

 

 

 

 

 

 

 

 

무제치기교

 

 

 

 

 

 

유평리가 가까워 진 곳에서 잠시 뒤돌아 보니 길고 긴 하산갈이 아련하다

내 생애 이렇게 긴 하산 길은 처음이렸다  천왕봉에서 11.7kim 많은 인내심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멀리 하늘금을 그리고 있는 태극길이 지금 이 순간에 아주 멀고 높게만 보인다

그런데 아주 친근하게 다가옴은 왜일까?

 

 언젠가는 저 길도 나를 기꺼이 반겨 주리라 확신하면서 곧 나타날 것 같으면서도 아닌

유평리마을과 대원사를 향하여 마지막 힘을 쏟아 낸다

.

.

.

한참 후 홀로

어둠이 내려 앉은 대원사 아래 주차장에 도착하니(20:30)

먼저 하산을 한 님들 버스안 좁디 좁은 좌석에 온 몸을 맡긴 채 잠들어 있다

아마 긴장의 끈이 풀림과 동시에 피로에 지쳤으리라

한잔의 시원한 맥주에 아직 어두운 하산 길을 내려 올 후미 님들을 기다리면서

나도 버스 뒷좌석에 지친 몸을 깊숙이 맡겨 본다

 

 

 

 

 

 

            산 행 지 도           

 

 

 

지도 클릭하면 커져요 ↑

 

 

 

            산행코스(46.5km / 약 17시간 30분)          

화엄사(03:00)~노고단대피소~연하천대피소~벽소령대피소~세석대피소~장터목대피소~천왕봉

~중봉~치밭복대피소~유평마을 ~대원사~주차장(20:30)

 

 

 


 

 

지리 화대종주를 마치면서

 

이번 화대와의 만남은 오래 전부터 마음 속에 묻어 두었던 곳이다

우연찮게 화대를 건너 뛰고 바로 태극을 달렸다면 아마 화대는 그 후가 되었겠지만

.

.

 

어느 날  산에서 만난 산 칭구이면서 블 벗으로부터 폰 메세지 창에 큼직하게 떴다

형님! 자유산악회에서 화대종주를 한다는데 같이 뛰어 볼까요?

허걱

 

마침 태극은 다음기회로 미룬 상태라

바로 답을 날렸다

못 먹어도 무조건 go !!~

며칠 후 본인은 업무상 시간이 나질 않으니

나보고 혼자 다녀오란다

해서

바로 자유산악회에 화대종주 일빠따로 신청을 하고 기다렸다

 

그런데 우연일까

자유산악회 카페지기 겸 고문이신 금오돌이님이

얼마 전 개편된 회사 조직의 상사이시다

그리고

 

나의 내공을 믿으며

꼭 성공하여 돌아 오라는 격려도 해준다

 

"고맙습니다"

"덕분에 화대의 기쁨을 주심에 감사 드립니다"

 

인연은 이렇게 우연히 찾아 오는 가 보다

 

 

 

 

"지리여! 이제 열을 채웠으니 다음은 스물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