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화대종주의 꿈은 사라지다!!"
4월29일 일요일, 5월1일 근로자의 날, 4월30일 하루만 휴가를 내면 2박3일 나만의 연휴다. 평생 동안 딱 한번만이라도 지리산 종주(성삼재~중산리)를 하고 싶어한 '허브'님과 화대종주(화엄사~대원사)에 도전해 보리라 마음 한 켠에 묻어둔 '영일만친구'의 염원이 딱 맞아떨어진 날이 바로 오늘이다. 대피소 예약을 하려면 이런 평일을 이용해야 된다는 것을 알기에, 곧 바로 29일 노고단과 30일 장터목대피소에 예약을 한다. 당연히 빈 자리가 있다.
그러나...
화엄사 입구
2박3일의 일정 동안 둘이서 먹을 일곱 끼니 배낭의 무게가 장난은 아니지만
처음 만나는 화엄사의 모습과 첫발을 내딛는 발걸음은 가볍다
화엄사 입구까지 한참 동안 연등과 꽃 그리고 나무길이 이어진다
지리산 화엄사
화엄사 [華嚴寺]전라남도 구례군 마산면 황전리 지리산 남쪽 기슭에 있는 신라시대 절.
사적 제505호. 대한불교조계종 제17교구의 본사이다. 〈사적기 事蹟記〉에 의하면 544년(진흥왕 5) 인도승 연기조사(緣起祖師)가 창건했다고 하나 〈동국여지승람〉에는 시대가 분명하지 않으나 연기(煙氣)라는 승려가 건립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또한 〈구례속지 求禮續誌〉에 의하면 543년 연기조사가 세운 절로 백제 법왕이 3,000명의 승려를 머물게 했으며 642년(선덕여왕 11)에 자장율사가 건물을 중수했다고 하는데, 신라승이 백제지역에 있는 절을 중건했다는 사실은 의심스럽다
가을을 맞이한 화엄사 경내 전경이다
화엄사를 뒤로하고 지금부터 본격적인 노고단 오름 길이다
연기암 2.3km 노고단 7.0km 천왕봉32.5km의 팻말이 우리를 안내한다 (13시30분)
시원한 계곡을 따라 걷는 발걸음이 가볍다
아직은...
여기가 화엄사~연기암의 이정표다 (2.3km)
30m 좌측에 연기암이 있다
연기암(緣起庵) 국내최대 문수보살 기도성지 연기암(화엄사 원찰)
신라 경덕왕대의 스님 연기조사가 창건한 연기암은 화엄사의 산내 암자로서 화엄사의 원찰이라고도 한다.
국내최대 문수보살 기도성지 '연기암'
여기서 느긋하게 보낼 시간이 아니다
그저 흔적만 남기고....
'국수등'여기가 딱 중간지점이다(3.5km)
여기서부터는 급 오름길
집선대
여기서 잠시 목도 축이면서 쉬어 간다
내일 종주 길의 주 능선을 머릿속에 그리며....
하늘 구멍이 보이는 걸 보니 거의 왔나 보다
이쯤 오면 다리가 뻐근하다 배낭의 무게 감을 실감한다
무넹기
드디어 능선에 올라서다
여기는 낯이 익어서 일까? 아니면 오름의 끝이라서 일까? 마음과 몸이 가볍다
노고단대피소
무박종주 시 늘 한 밤중에만 찾았던 대피소
이번에는 노고할미의 단잠을 방해하지 않아도 되겠다
저기 노고할매가 입구에 서서 우리를 반겨주네
'허브'님도 먼 길 고생했네요(17시00분)
화엄사에서 여기까지 꼭 3시간 30분이 걸렸다
노고재
배낭을 대피소에 두고 노고재 및 노고단에 오른다
노고단 정상
'반야봉'이 바로 앞에 서있고
그 뒤로 까마득하게 천왕봉이 보일 듯 말듯하다
조금 전 우리가 올랐던 화엄사 계곡과 그 뒤로 섬진강이 굽이쳐 흐르고 있다
화엄사 방향의 능선을 당겨 본 모습
노고단 돌탑
노고단 [老姑壇] 전라남도·전라북도·경상남도 경계에 있는 지리산 연봉의 하나
날씨가 흐려 개대 하였던 일몰의 황홀함은 만나지 못하였지만
이렇게 노고단에서 보여지는 지리산의 멋진 모습에 다시 한번 감탄을 한다
이제 노고단의 하루도 저물어 간다
대피소에도 어김없이 밤은 찾아왔다
대피소 취사장
오늘 저녁 만찬은 노고단에서
그러나...
전국의 국립공원은 2월16일부터 4월30일까지 산불예방을 위한 '입산통제' 기간이란다!
이런 제기랄! 하필 내일이 30일 마지막 날이라서 단속이 더 심하단다.
전에는 1명이던 10명이던 묶어서 무조건 벌금이 10만원이었는데,지금은 인당 10만원이란다.
그러면 우린 적발되면 20만원 헐~~갈등이 생긴다.그래도 밥맛은 꿀맛 ㅋㅋ~~
'허브'는 벌써 포기하는 눈치다 안 그래도 오늘 노고단을 오르면서 벌써 내일 장터목까지 10시간, 그 다음날 대원사까지 7시간의 긴 일정에 걱정을 하였는데,
찰나에 젊은 친구 하나가 취사장에 들어오더니 저녁준비를 하기 위하여 막 배낭을 풀다가 우리들의 이야기를 듣고는
"에이ⅩⅩ 작년에도 걸려서 벌금을 하였는데" 하면서 풀다 만 배낭을 다시 짊어지고 뒤도 안 보고 사라졌다.
나가면서 하는 말만 메아리가 되어 돌아온다 "난 3월 30일까지인 줄 알았는데"?
어쨌거나 그 친구나 나나 참 어이없다 이런 기본 산행정보도 안 챙기고 머나먼 길을 2박3일 일정으로 오다니,아무리 생각해봐도 어이가 없다.ㅠㅠ
현재로서는 달리 뾰족한 답은 없으리라!
첫날 밤 피로도 풀 겸 자축하는 의미에서 준비해간 이슬이를 찾는다
이슬이가 어디 있더라!
- 다음 날 아침 -
어제 일찍 잠을 들었었는지 새벽잠을 설쳤더니 이렇게 해가 한참 오른 후에 노고단에 올랐다
급한 마음에 노고단을 오르면서 천왕봉을 당겨본 모습이다
통신탑
반야봉과 저 멀리 천왕봉 그리고 중봉도 구름에 둘러 쌓여 있다
노고단 대피소도 당겨 본다
우측 끝자락에 성삼재 주차장도 시야에 들어 온다
바람이 장난 아니다
몸의 중심잡기조차 힘들다
화엄사 계곡과 섬진강
산그래! 산을 즐겨 오르는 한 사람으로서 산의 규범도 지키는 것이 도리겠구나!
'화대종주'
그때가 언제일지는 모르겠으나 꼭 넘어 보고 싶구나!
그때는 나를 반겨주길 바란다 곰돌아!!
아쉬움과 허탈함을 뒤로 하고 어제 힘들게 올랐던 길을 투덜투덜 내려간다
이렇게 여유도 부려 본다
어찌하겠나! 지리산이 아직 우리를 맞을 준비가 안 되었다는데
이렇게 아름다운 숲길을 걷다 보니 아쉬움은 차츰 뇌리에서 사라지고
연기암에서 탐방길과 임도의 갈림길인 우회도로를 걸으니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 온다
연두의 푸름이 가슴속 깊숙이 스며든다
탐방로보다 우회도로가 3km가 더 멀다
다시 만난 화엄사와 기약 없는 이별을 고하고
꽃과 연등 그리고 나무길이 어제 올 때와 똑같이 우리를 반겨 주네
오늘은 평일이라 너무나 조용하다
'지리각식당'에서
느긋한 점심을 즐기고 오늘 하산하면서 '허브'의 여행일기에서 꺼낸
순천의 명승지인 '순천만'과 '낙안읍성'을 만나고 내일 아침 일찍 조계산 산행을 하기로 한다.
순천의 이곳 저곳
산행코스(오름길 7km 3시간30분,내림길 10km 3시간 10분)
화엄사~연기암~참샘터~국수등~집선대~무넹기~노고단대피소~노고단정상~대피소 일박~화엄사
- 일곱 번째 만난 지리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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