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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memory

2014년 11월 2일 대야산 중대봉에서 식겁을 하고 괴산 산막이 옛길에서 위안을 삼다!!

 

 

 

 

 

대야산 중대봉에서 식겁을 하다 !!

 

가을의 끝자락 겨울을 재촉이라도 하는 듯 며칠 동안 가을비가 내리고 있다

이번 주말에 올해 마지막 단풍산행을 염두 해 두었건만 어제도 오늘도 비님이 오신다

행여 그칠세라 뜬금없이 하늘만 쳐다 보지만 도통 그칠 기미는 보이질 않고 하늘은 오만상 찌푸리고 있다

아예 화끈하게 내리면 기다리지는 않을 텐데 오락가락하니 부질없이 애간장만 태운다

 

"누가 이 비를 멈출 수 있을까요"

"Who'll stop the rain"

 CCR의 노래가 오늘따라 더 간절하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애타게 기다리는 마음이 하늘에 통했을까!

시커먼 먹구름 사이로 띄엄띄엄 파란 하늘도 보여준다

우주의 천태만상을 일개의 미물이 어찌 알리오 만은 이때까지 산에 다니면서 경험한 하늘의 모양새가 아주 양호하다

백프로 믿을 건 못되지만 일기예보도 오전 비 오후 그침이라 했으니 날이 개일 것으로 으레 짐작을 해본다

시간상 멀리는 가지 못할 거 같고 마침 오늘 금오산 아래 기슭에서 '구미금오산악제' 가 열리고

금오산 정상석이 제자리를 찾은 지도 꽤나 지났건만 아직이라 겸사 겸사해서 구미의 주산 금오산으로 가기로 마음을 굳힌다

 

이미 모든 것은 스탠바이 된 상태라  챙겨둔 배낭만 들고 애마에 올라 탄다

시동을 걸고 막 출발을 하려는데 허브 옆에서 저번 주에 가려다 일 때문에 가지 못한 대야산 중대봉은 어떠냐고?

중대봉이라...?

차창 밖으로 길게 목을 쭈빗 내밀고 하늘을 쳐다보니 더 이상 비는 내리지 않을 만큼 구름도 얕아졌다

 갑자기 중대봉의 멋진 대 슬랩이 눈앞에 클로즈업 됨과

동시에 비가 내려 미끄럽지는 않을까 하는 염려도 함께 오버랩 된다 

 

괜히 산악축제에 갔다 술만 잔뜩 퍼 마실 거 같다는 핑계 아닌 핑계를 대고 

시간이 조금 지체되긴 하였지만  대야산 중대봉~상대봉코스는 어둡기 전에 충분히 

산행을 종료할 수 있다고  속으로 뇌아려 본다 

 

"그래 못 먹어도 Go~~~!! 대야산 중대봉으로 가자!! "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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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에서 중부내륙고속국도를 타고 약 2시간을 달려와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삼송리 619-5 번지 소재의 마을회관 앞에 주차를 하고선

중대봉의 대 슬랩구간을 만난다는 설렘에 발걸음도 한결 가볍다

 

 

 

 

 

 

 

 

 

 

 

 

이곳 중대봉에도 늦가을의 모습이 확연하다

곧 겨울채비를 서두르는 모습이다

 

 

 

 

 

 

 

 

 

 

중대봉 대슬랩구간을 만나려면 세 곳의 개울을 넘어야 된다

낙엽에 길이 희미하다 산악회 시그널을 잘 살펴서 올라야 한다

 

 

 

 

 

 

 

 

 

 

잣나무 숲길도 지나고

 

 

 

 

 

 

 

 

 

조망이 터지는 곳에서 뒤돌아 보니 출발점인

삼송리마을도 시야에서 아련하다

 

 

 

 

 

 

 

 

 

 

 

계절을 잊은듯 진달래도 피고

 

 

 

 

 

 

 

 

낙엽에 쌓여 희미해진 등로를 더듬어 중대봉 정상을 향해

설렘과 기대를 안고 오르고 또 오른다

 

 

 

 

 

 

 

 

 

 

건너편의 멋진 암봉을 볼 때만 해도 하늘과 땅은 평온하였다

 

 

산 꼭대기로 오를 수록 숨은 더 차오르고 대슬랩이 시야에서 사라졌다 나타났다를 반복할 때쯤

갑자기 천지가 개벽이라도 하는 듯 돌풍이 거세게 휘몰아친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감지했을 쯤 멀쩡하던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렸는지 비가 억수같이 쏟아진다

설상가상으로 비가 우박으로 변해 머리 위를 마구 두드린다

우두두둑 ~~

졸지에 일어난 일이라 우비를 챙겨 입을 겨를도 없는 사이 몸은 이미 비에 홀딱 젖어 버렸고 

갑자기 급강하한 기온에 몸이 으스스 떨려 온다

이게 왠 청천하늘에 날벼락이란 말인가?

 

짧은 찰나에 불길한 예감이 든다

우선 이곳을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에 조금 전 지나친 바위동굴로 몸을 피해 본다

바위아래에서 비를 피하는 동안 불현듯 스쳐 지난다

이런 상황을 두고 천재지변이며 깊은 산속에서의 조난이라고

여기서 더 이상의 미련은 부질없는 짓

조금 잠잠한 틈을 타 바로 코앞에 둔 대슬랩을 뒤에 두고 오던 길을 향해

도망치듯 내달린다

 

 

 

 

 

 

 

 

 

 

바위를 타고 빗물이 떨어진다

그 아찔했던 상황을 이 한 장의 사진으로 표현이 안 된다

 

 

 

 

 

 

 

 

 

 

 

 

 

 

 

헐레벌떡 내려와 마을에서 뒤돌아 본 중대봉의 모습이다

 

언제 그랬냐는 듯 너무나 평온한 중대봉의 모습에 쓴웃음이 절로 난다

하늘님의 빵귀 한방에 이렇게 혼비백산하였으니 말이다ㅎㅎ

 

돌이켜 보니 약 4~50분 가량 쏟아 부은 것이 저렇게 파란 하늘을 보여 줄려고 한 마지막 몸부림이었으니

참 기가 찰 노릇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이런 된장 !! ~~~~~ㅋㅋ

 

그렇다고 다시 오를 수는 없는 일

아쉬움에 이곳에서 가까운(자동차로 약40분) 거리에 있는

 괴산 '산막이옛길' 로 간다

 

 

 

 

 

 

 

 

 

'산막이옛길' 을 가면서 본 쌍곡계곡의 모습이다

 

 

 

 

 

 

 

 

 

 

여기서부터

 산막이옛길

 

 

 

 

 

 

 

 

 

 

 

 

 

 

 

 

 

 

 

 

 

 

 

 

 

 

 

 

 

 

 

 

 

 

 

 

 

 

 

 

 

 

 

 

 

 

 

 

 

 

 

 

 

 

 

 

 

 

 

 

 

 

 

 

 

 

 

 

 

 

 

 

 

 

 

 

 

 

 

 

 

 

 

 

 

 

 

 

 

 

 

 

 

 

 

 

 

 

 

 

 

 

 

 

 

 

 

 

 

 

 

 

 

 

 

 

 

 

 

 

 

 

 

 

 

 

 

 

 

 

 

 

 

 

 

 

 

 

 

 

 

 

 

 

 

 

 

 

 

 

 

 

 

 

 

 

 

 

 

 

 

 

 

 

 

 

 

 

 

 

 

"자연은 인간에게 깨달음을 주는 가장 위대한 스승이다!"

 

아주 평범하면서도 많은 뜻이 내포되어 있지 않을까

다시금 그 뜻을 되새겨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