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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memory

2013년 9월 19일 설악산 공룡능선 그리고 노인봉 (비박)

 

 

 

 

 

설악 공룡능선 그리고 노인봉

 

 

추석연휴 기간 동안 울릉도의 짭조롬한 바다내음을 맡아 볼 심산으로

모든 초점을 울릉도에 맞추고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니 방심하고 있었다는 것이 맞는 말이다

아주 느긋하게 그러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여행사 문을 살며시 노크하니

설마가 사람 잡는다고 배편은 벌써 매진이다 ㅠㅠ

 

차선으로 이곳 저곳으로 눈을 돌려보지만 마음은 벌써 설악으로 내달리고 있음을...

아직 이른 감은 들지만 입추가 지난 지도 꽤나 되었으니 절정의 모습은 아니더라도

추색으로 서서히 변해 가는 가을의 모습을 맛보기에는 이곳 설악이 제격이렸다

마음의 결정을 내리는 데는 그리 오랜 망설임이 필요로 하지 않았다 

 

당연히 대피소예약은 언감생심!

그렇다면 비박인데 어느 코스 어느 곳에서 한가위 대보름 달을 맞이할 것인가?

찰나에 뇌리를 스치고 지나는 한곳이 떠오른다

 

작년 숨은 비경 중 하나인 하늘의 정원이라 불리는 천화대를 만나려 잦은바위골을 오르면서 우연히 알게 된 범봉가는 길!

백폭 위 너덜지대에 서면 한쪽은 희야봉과 왕관봉으로  또 하나는 범봉을 돌아 노인봉으로 통한다는데

노인봉으로 오름 하면 공룡의 주 능선과도 만날 수가 있다는 말을 스쳐 지나듯 들었지만 

실행에 옮기기에는 기회가 쉽사리 찾아 오질 않아 늘 찜찜하였는데 

오늘부터 황금연휴가 이어지는 날

 그 기회의 문을 통하여 상상 속의 비경을 만나러 간다

 

 

이번에는 위험한 잦골(잦은바위골) 대신에 역으로 공룡의 주 능선을 타고 가다  

노인봉으로 오름 하는 등로로 갈아 탈 것이다

물론 비 탐방로다

금줄을 넘어 옛 공룡길인 희미한 소로를 따라 200여m를 진행하다보면 

멋진 비박터가 나오고 비박터 바로 앞에 거대한 바위덩어리가

아래를 내려다 보고 서있을 것이다

바로 그 노인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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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 행 코 스     

설악동~비선대~금강굴~샘터(1박)~마등령~나한봉~1275~노인봉(2박)~신선봉~희운각대피소~천불동계곡~설악동

 

 

 

금강굴

 

 

 

 

 

 

 

 

 

 

 

 

 

 

 

 

 

 

 

 

 

 

 

 

 

마등령 가는 중에

 

 

 

 

 

 

 

 

 

 

 

마등령 샘터

 

이곳에서 식수를 보충하고

저녁까지 해결한다

 

 

 

 

 

마등령 오름 중 전망데크에서의 첫날 밤

 

 

 

 

 

 

 

 

<마등령>

구름이
산허리를 넘어가듯
그렇게
설악을 넘어가자

바람이
솔잎 흔들며
령을 넘어가듯
그렇게
설악을 넘어가자

내가
설악을 다녀가듯
내 인생
그렇게 살다 가자

-김원식-

 

 

 

 

설악의 아침

설악의 아침

 

 

 

 

 

 

 

 

 

 

 

 

 

 

 

 

 

 

 

 

 

 

 

 

 

 

 

 

마등령

 

 

 

<길 재촉>

이틀 낮
이틀 밤을
비바람으로
몸 씻고 얼굴 씻고
오늘 하루는
흰구름으로 화장하는
설악 모습을
마등령서 훔쳐 보는데

벗아
또,
길 재촉인가

-김원식-

 

 

 

 

 

나한봉에서

 

 

 

 

 

 

1275봉 가는 중에

 

 

 

 

 

 

 

 

 

 

 

 

 

 

 

 

 

 

 

 

 

 

 

 

 

 

 

 

 

 

 

 

 

 

 

 

 

 

 

 

 

 

 

 

 

 

 

 

 

 

 

 

 

 

 

 

 

 

 

 

 

 

 

 

 

 

 

 

1275봉 안부

 

 

 

 

 

 

 

 

 

 

 

 

1275봉에서

 

오늘의 목저지 노인봉과 범봉이 어서 오란다

조금 후 너를 만나겠지만 이곳 1275에서 너의 모습을 마음 속에 담아 두련다

아마도 그곳에 서면 또 이곳을 지금처럼 보고 또 볼 것이다

 

 

 

 

 

 

 

 

 

 

 

 

 

 

 

 

 

 

 

 

 

 

 

 

 

 

노인봉아래 비박터

 

 

 

 

 

노인봉

 

노인의 얼굴처럼 정말 쭈글 쭈글 하구나 !

 

 

 

 

 

 

노인봉에서 동쪽 방향

 

우선 가까이로는 범봉이 특유의 우람한 몸짓으로 그 위용을 자랑이라도 하듯 우뚝 솟아 있고

건너편에 천불동계곡을 사이에 두고 화채능선이 하늘금을 선명하게 그리고 있다

그리고 속초 앞바다 위로 달마봉도 아주 조그맣게 조망된다

여기서 조금만 고개를 틀면 설악동 쪽에 울산바위가

시베리아의 백곰인양 긴 겨울잠을 자고 있다

 

 

 

 

 

노인봉에서 서쪽 방향

 

가까이는 가야동계곡을 사이에 두고 공룡과 건너편의 용아가 서로 마주 보고 서있고

용아장성 너머로 서북능선의 마루금이 길게 뻗어 안산까지 내려 앉아 있다

위에 그림처럼 멋진 소나무와 일직선상에 서북능선의 최고봉인

귀때기청봉이 눈 맞춤을 한다

 

 

 

 

 

 

노인봉에서 남쪽방향

 

공룡의 시발점이라 할 신선봉 너머로 설악의 맏형 격인 대청봉과 중청이 하늘과 맏닿아 있고

보이지는 않지만 대청과 중청을 넘어서면 오색과 한계령이 남설악의 경계를 이루고 있다

 

 

 

 

 

노인봉에서 북쪽 방향

 

1275봉의 거대한 몸통 뒤로 백담사 가는 길에 오세암과 영시암

그리고 남교리 쪽으로 고개를 약간 틀면 12선녀탕이 수줍음에 몸을 숨기고 있겠구나 !

이렇듯

여기 노인봉의 정상에 서서 사방을 둘러 보면 서락의 중심에 서있다는 것을 실감을 한다

이 아니 최고의 조망터라 아니 할 수가 있겠는가!! 

 

 

 

 

 

노인봉 정상에 위치한 비박터

 

노인봉 초입의 비박터가 오성이라면 이곳은 칠성이렸다

단지 노도와 같이 밀려오는 광풍을 견딜 수만 있다면^^

 

 

 

 

 

 

범봉 가는 중에

 

노인봉에서 범봉으로 내려서는 소로가 희미하게 나있다

아마도 암벽 등반하는 사람들이 이용을 하였는 듯 길이 제법 뚜렷하다

출발 전에 대충 짐작은 했었지만 이렇게 내 눈으로 직접 확인을 하니 뿌듯하다

이제 범봉과 아주 가까운 곳까지 내려 서본다

계속 진행을 하면 잦은바위골 또는 설악골로 떨어지겠지만 

오늘은 범봉까지만 내려 서고 얼마 후 잦골을 경유하여 

희야봉 혹은 범봉으로 다시 올라 서 보기로 한다 

 

 

 

 

 

 

 

 

 

 

 

 

 

범봉을 내려 서면서

석문 사이로 마등령도 들어 온다

 

 

 

 

당겨서

 

 

 

 

 

 

 

 

 

 

범봉

 

항상 멀리서 보여 주던 범봉의 모습을 최대한 근접하여 보았다

다시 한번 그 웅장함에 한참을 올려다 본다

 

다음에 또 만날 것을 기약하고 다시

노인봉으로 올라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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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봉의 야생화

 

 

 

 

 

 

 

 

 

 

 

 

 

 

 

 

 

 

 

 

 

 

 

 

 

 

 

 

 

 

 

 

노인봉에서의 저녁과 밤

 

 

 

 

 

 

 

 

 

 

 

 

 

 

 

 

<설악에 오면>

설악에 오면
천불동 물소리를 본다

설악에 오면
공룡릉 넘는
구름을 듣는다

설악에 오면
나는 없다

-김원식-

 

 

 

 

 

 

 

 

노인봉에서 맞이한 아침

 

 

 

 

 

 

 

 

 

 

 

 

 

 

 

 

 

 

 

 

 

 

 

 

 

 

 

 

 

 

 

 

 

 

 

 

 

 

 

 

공룡능선상에서 최고의 조망터를 신선봉의 신선대라지만

이곳은 19금이라? 그 모습을 아무에게나 보여 주지 않아서 밖으로 알려져 있지 않을뿐

개인적으로 이곳이 외설악 중에서 최고의 조망터라 감히 자부한다

화채능선상의 만경대도 비교를 거부한다

보다시피

 

 

 

아침을 맞이하여

 노인봉에서 해가 쏟은 동해바다 쪽을 한 동안 멍하니 쳐다 보았다

이렇게 감동적으로 해오름을 맞이한 것도 드물다

마치 꿈을 꾸고 있지나 않을까 착각이 들 정도다

 

코앞에는 범봉이 하안 속살을 드러내놓고 미동도 하지 않고 서있고

그 좌측으로는 울산바위가 언제나 그러하듯 제자리를 굳건히 지키고선 망향의 한을 달래고 있다

오늘같이 명절날은 그리움이 더하겠지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울산 내 고향!

그리고 우측으론 달마봉이 설악의 마지막 파수꾼인양 바다와 경계선을 긋고선

범봉 울산바위와 함께 삼각점의 한 점을 찍고 있다

 

 

 

 

 

 

 

 

 

 

 

 

 

 

 

 

 

 

 

작별

 

 

 

 

 

 

 

 

 

 

 

 

 

다시 공룡 주능을 타고 신선봉으로

 

↑요기가 샘터(노인봉에서 약 300m)

 

 

 

 

 

 

 

 

 

 

 

 

 

 

 

 

 

 

 

 

 

 

 

 

 

 

 

 

 

 

 

 

 

신선대에서

 

 

 

 

 

 

 

 

 

 

 

 

 

 

 

희운각으로

 

 

 

 

 

 

 

 

 

 

 

 

 

 

 

 

 

 

무너미고개에서 천불동계곡으로 내려 서면서

 

 

 

 

 

 

 

 

 

 

 

 

 

 

 

 

 

 

 

 

 

 

 

천당폭포

 

 

 

 

 

 

 

 

 

 

 

 

 

양폭대피소

 

화재로 소실 된 양폭대피소

이제 새롭게 태어난다

 

 

 

 

 

 

 

 

 

 

 

 

 

 

 

 

 

 

 

 

장군봉

 

금강굴이 있는 장군봉을

이틀만에 다시 만나고

 

 

 

 

 

장군봉 형제봉 적벽

 

 

 

 

이틀의 밤과 사흘을 여기 설악의 깊은 품에 안겨 그 동안 체험하지 못한

설악의 체취를 온 몸으로 느껴 보는 아주 뜻 깊은 시간이 되었다

이렇게 한 잔 술로 아쉬움을 달래 보지만

설악의 따뜻한 온기는 오래도록 내 가슴 속에 머물 것이며

언제든지 설악이 보고플 때면 또 달려 올 것이다

그날이 내일 당장일 지라도... 

 

 

 

 

 

 

 

 

 

 

 

 

 

 

 


산에 가고 있다
설악산에
가고 있다

천당
극락
내게 무슨 소용 있는가
나는
지금
설악산에
가고 있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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