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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memory

2018년 8월 18일 영남알프스(신불공룡~간월공룡~홍류계곡)






파트너 허브 허리 디스크 시술을 한지 근 한 달이 넘어서고 있다.

담당의사 왈,  앞으로  산행 등등 무리한 운동은 금하고 우선 재활에 전념하란다.

대략 산행은 앞으로 3개월 후에나 가능할 것 같다.


해서 오늘도 외로이 홀로 산행길에 나선다.

오래 전에 다녀와 그리 낯설지가 않은 영알의 두 공룡의 등에 올라 타기로 한다.

새롭게 탄생한 산악문화센터 주차장에 애마를 파킹하고 클라이밍 건물을 돌아 홍류폭포를 거쳐

 신불공룡을 타고  간월산 전망대 데크에서 하룻밤 신세를 지고

다음날 간월공룡을 타고 내려오는 일정이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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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울주군 상북면 등억리에 있는 영남알프스 산악문화센터 주차장에서 산행이 시작된다.(11:10)







 오늘의 산행지 신불산과 간월산이 먼저 반긴다.








옛 간월산장은 온데간데 엄꼬 이렇게 최신식 모습으로 탈바꿈하였다.







영남알프스 국제클라이밍센터














영남알프스 신불산 홍류계곡


 전국적으로 극심한 가뭄으로 몸살을 앓고 있건만 이곳에는 최근에 비가 내렸는지  제법 많은 량의 물이 흐르고 있다.

내심 이곳에서 하룻밤 보냈으면 하는 마음이었는데, 그 바램이 현실이 될 줄이야 꿈엔들 알았겠는가!




















갈림길


갈림길에서 신불공룡(칼날능선)과 홍류폭포 가는길은 좌측으로 길이 열려있다.



























홍류폭포


신불산의 명소 중의 하나인 홍류폭포는 울주 지명유래에 보면 '홍류폭포는 단조성안의 정천에서 시작된다.

 단조봉에서 한폭의 청수가 흘러 폭포가 시작된다' 라고 적고 있다. 산 정상 부근에는 산성이 있고,

신불산 정상의 가을 억새 풍광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탄성을 절로 나오게 한다.




















홍류폭포를 뒤로하고서부터 본격적인 된비알의 연속이다.


무거운 박짐에 숨은 턱밑까지 차오르고  입에서는 단내가 난다.

 연일 이어오던 폭염과 열대야가  한풀 꺾였다지만 그래도 30도를 오르내리는 열기는 여전하다.

 산속은 이글거리는 태양을 피하니 그나마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어느 정도 된비알에 익숙해 질 때쯤 나타나는 밧줄구간

힘은 들지만 홀 산행의 지루함이 가시니 좋다.






단속만 하지말고 이런 것도 정비를 좀 하시지요??







진행방향 우측으로 첫 조망이 트인다, 바로 오늘의 목적지인 간월산이다.

조금 후 저기서 황혼에 붉게 타는 노을의 모습을 그리는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설렌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변수가 기다리고 있었으니 그 누가 알리요@@














연속으로 이어지는 밧줄구간을 지나 잠시 가뿐 숨을 고른다.

전용모델이 없으니 허전하긴 하다.^^






신불공룡의 백미 50m 대슬랩구간  이런 구간은 여럿이 올라야 제맛인데,

홀로 오르니 그림이 별루다,



























칼날능선에 올라서다!


일명 나이프 릿지에서 젊은 친구들을 만난다.

산행초보에 이곳도 첫 걸음인 듯 퍼지고 앉았다가 나 보고 간월재를 거쳐 간월공룡으로 하산을 할 것인데,

거리는 얼마나 남았으며 이곳보다 더 위험한지 묻는다. 여차하면 다시 빠꾸를 하여 내려갈 참이다.


 건너 보이는 저 능선이 간월공룡인데,  난이도나 시간상으로 충분하니 나를 따라오라 하고선

사진 한 장 부탁하고 먼저 앞서가는데, 느그적 느그적 따라 오는가 싶더니

어느 순간 모습을 볼 수가 없었다.




















신불산 정상부가 두리뭉실한 모습으로 내려보고 있다.







자네들 덕분에 그림이 사네 ㅎㅎ





















이곳에서 마지막으로 보고 더는 볼 수가 없었다.

아마도 간월재 임도를 따라 내려 갔을 것이다.



























울산시 너머로 푸른 동해바다가 보일 텐데 오늘 날씨는 맑은 가운데 가시거리는 상대적으로 짧다!














신불산 정상에 올라서다.


신불재 너머로 영축산,  함박등, 죽바우등,  영축라인이 언제나 그렇듯  멋진 모습으로 다가온다.

하늘하늘 가을억새도 좋지만 이렇게 푸르름으로 가득한 모습도 좋구나!

사방으로 확 트인 모습에 눈과 가슴이 뻥 뚫리니 좋은 거다.


































영알 최고의 뷰 간월재, 간월산이 정겨운 모습으로 길손을 반긴다.

 간월산 너머로 영알의 맏형 격인 가지산과 운문산이 하늘금을 그리고 병풍처럼 서있다.

신불휴양림으로 가는 꼬불꼬불 임도가 운치를 더한다.


































간월재 샘터


여기서 대짜 소짜 각각 2병씩 받아서 오늘의 박터 간월산 전망테크로 가는데,



























뭐라카노!!


샘터에서 물을 확보하고 룰루랄라 간월산으로 향해 빡시게 오르는데, 등뒤로  청천벽력 같은 소리가 확성기를 타고 들려온다.

"이곳은 비박을 금지하니  빨리 내려오기 바랍니다."  설마! 기냥 하는 소리겠지 하고 사진 한방 박아주고 계속 오른다.


<하얀 원안의 빨간 확성기를 들고 노란 셔츠를 입은 사나이!>














 빅지에 도착 주변을 둘러보는데 조금 전 확성기의 주인공이 이곳까지 따라와 단도직입적으로 빨리 내려가란다.

여기는 국립공원도 아니고 얼마 전까지 단속을 하지 않았는데 왜 그러냐고 받아 치니

 

이곳에서 박하는 사람들끼리 술 쳐먹고 대판 난동이 일어났단다.

해서 영남알프스 일대 모든 곳을 취사 및 야영 그리고 음주를 금한다고 한다.


1회 적발 시 5만원 2회 적발 시 10만원이란다.


이런 된장!!







일단 퇴근하기를 기다렸다 텐트를 칠까라고도 생각했지만 낌새를 보니 다시 올라올 것도 같고^^

현재시간 16시 30분 내일 하산점으로 잡은 간월공룡으로 내리면 계곡까지 어둡기 전에 도착할 것도 같다.

하산 도중 박터가 있으면 다행이고, 오를 때 보았던 홍류계곡이 자꾸만 눈에 아른거리고..






무거운 박짐 애를 먹고 지고와 다시 험하디 험한 간월공룡을 타고 내려 서면서

이거 뭣하는 짓이고^^ 열뿔도 나고 한심한 생각도 들고

오만가지가 스쳐지난다.ㅋㅋ






오늘 하늘을 보니 일몰 끝내 줄낀데 ㅠㅠ 생각하면 할수록

아쉬움만 더해가는데, 적당한 박터는 나오지 않고 보충한 물 무게가 어께를 짓누른다.

십원짜리가 절로 나온다.^^






아니나 다를까 노란 셔츠의 사나이가 아직 저기서 서성이고 있다.

일단 선택은 잘 한 거 같은데, 그래도 울화통은 쉬이 가시질 않는 것을 그 누가 알리오 ㅎㅎ







간월산 정상에서 배내봉으로 흘러내린 능선이 오늘은 더 그리움으로 다가오고


오래 전 이곳 영알의 미끈한 자태에 홀딱 반해서 9산 11봉 종주란 것도 하였고, 비박도 수없이 했건만

 이제 영알의 좋았던 시간도 서서히 저물어 가는 생각에 아쉬움의 탄식이 절로 난다.


이 좁은 땅덩어리가 그저 원망스럽구나!

북미의 그 넓은 땅덩어리가 오늘따라 더 부러움으로 다가옴이다.

캐나다 트레일러 보고 있나요? ㅎㅎ






저 아래 어디쯤에서도 박터가 없다면 포기하고, 산아래 계곡까지 내려가기로 한다.

선택의 여지가 없음이다. 다시 올라 갈수는 더더욱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간월재는 자꾸만 나를 부르는 것 같은데, 돌아서 가야 하는 이 내맘  그대는 아는가! ㅎㅎ














처음으로 만난 그럴싸한 박터 전망은 좋으나 바닥이 영 아니다,

여기서 잤다간 등짝이 살아나지 못하겠다.













여긴 바닥은 그런대로 괜찮지만 전망이 꽝!


고심 끝에 계곡에서 야영하기로 결론 짓고

 간월재 샘터에서 예까지 힘들게  짊어지고 온 물을 바닥에 쏟아 붓는다.

그리고 어둡기 전에 도착하려 쉬지도 않고 바로 일어선다.



















연속으로 이어지는 밧줄구간이 끝나고 한참을 내림하니,

간월재로 이어지는 임도를 만나고, 임도를 가로질러 가다면 계곡으로 떨어진다.




















계곡에 도착하니 조만간 어둠이 내려 앉을 거 같아 후딱 집부터 한 채 짓는다.

그리고 급한 마음에 아무 것도 먹지를 않고 내려오니 지금 배속이 아우성이다.

셑팅후 바로 폭풍흡입 그리고 알몸으로 풍덩 후 느긋한 나만의 시간을 갖는다.













 

정신 없이 지나간 오늘의 해프닝도 이렇게 끝나간다.

  아침에 계곡을 건너면서 농담처럼 내뱉은 말이 현실이 되어 되돌아오니 그저 쓴웃음이 절로 남이다.

이렇게 홀로이 물소리 벗삼아 마시는 한 잔의 술이 또 그리 나쁘진 않구나!

 언제 박짐지고 하루에 두 마리의 공룡의 등에 올라 타보랴!

길이 기억에 남을 것이 분명하렸다!ㅎㅎ


역시나 계곡의 공기는 도심의 그것과는 비교가 불가하다.

한기를 느낄 만큼 차갑다. 그리고 우렁차게 흐르는 물소리에 음악은 무용지물

대충 정리하고 보금자리로 슬며시 들어간다.







2014년 신불/간월공룡 ☞  http://blog.daum.net/ldh8001/3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