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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인 남난희

 

 

 

 

산악인 남난희

 

1957년 경상북도 울진에서 태어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여성 산악인입니다.
1981년 한국등산학교를 수료한 후, 1984년 1월 1일부터 76일 동안 백두대간 단독종주에 성공하였습니다. 1986년에는 여성으로서 세계 최초로 해발 7455미터 높이의 히말라야 강가푸르나 봉에 올랐고, 1989년에는 남자도 어렵다는 설악산 토왕성 빙벽 폭포를 두 차례나 등반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보였습니다.
1991년 도시 생활을 접은 후 지리산 청학동으로 삶터를 옮겼으며, 강원도 정선에서 일반인을 위한 자연생태학습장인 '정선자연학교' 교장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현재는 아들과 함께 지리산 화개골에서 맑은 물과 공기, 자연을 담은 차와 발효 식품을 만들며 소박하고 여유롭게 살고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 백두대간 단독 종주의 기록을 담은 『하얀 능선에 서면』이 있습니다.

 

 

 

 

 

 

 

 

 

 

 

 

 

 

 

 

 

 

하얀 능선에 서면 !

 

 

 

" 1984년 1월 1일 부터 3월 16일까지 76일간

부산 금정산에서 진부령까지 태백산맥을 단독으로 종주한 나의 체험기다. "

 

남난희는 태백산맥과 백두대간을 같은 뜻으로 생각했다.

그때는 백두대간이라는 말도 생소했고 길도 제대로 나 있지 않을 때다.

남한 쪽 백두대간은 지리산 천왕봉에서 설악산 진부령까지를 이르지만

남난희는 부산 금정산에서 설악산 진부령까지를 백두대간으로 생각했다.

당시는 계명대 산악회 성량수 같은 산악 선배들이 태백산맥을 종주한 때였다.

 

남난희는 백두대간을 종주한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산악인이다.

그의 책은 현재 절판되어 시중에서 구할 수 없다.

오늘 운 좋게도 도서관에서 이 책을 발견했다.

너무 기뻤다. 단숨에 읽어내려갔다.

그의 글 중 감동적인 장면을  게재한다.

 

『 나는 원래 내가 직접 체험하지 않은 것은 잘 믿지 않는 편이다.

사춘기 시절 내가 잠들면 시간이 영원히 정지할까 봐 촛불을 켠 채

하얗게 밤을 샌 적도 있었다....

 

여고를 졸업하고 사회인이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여름날

붙볕 더위기 극성인 어느 한 여름 열 사흘을 굶었다.

다른 모든 생활은 평상시와 똑같이 하면서 먹는 것을 거부하기 열사흘째 되던 날,

퇴근해서 집으로 돌아오던 중 지하철 계단에서 보기 좋게 굴러버리고 말았다.

 

13일 동안 먹기를 거부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일이라 그런지 배가 고팠던 기억은 없다.

속이 비어 매우 편안하게 마음이 갈아 앉았었던 기억이 있을 뿐이다.

직접 체혐을 해서 비로소 알게되는, 이미 결론은 뻔해 보임에도 불구하고

가슴 벅찬 그 무엇, 내가 감당할 수 없는 그 어떤 의외성을 기대하며

그 모든 것을 겁 없이 직접 체험하고자 했다. 

어쩌면 그것은 나의 병적인 모험이라고 해야 옳았다...

 

나는 다시는 혼자 길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

우리는 더불어 살아야 한다.

서로 미워하고 증오까지 하더라도 혼자보다는 둘이 낫다.

수치로 정확하게 나오지 않았지만, 그동안 소모한 식량이 약 80kg,

도상거리 약 590km, 실제 걸어온 거리는 약 800km에 이른다.

그리고 1000고지를 넘는 봉이 50여 군데, 수없는 고개, 령, 봉, 재.....

 

어쩌면 혼자 무거운 배낭을 메고 잡목과 눈길을 헤메기에는 너무나 먼 거리였는지도 모르겠다.

지원대의 끝없는 희생과 정성 그것이 없었다면 나의 등반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나는 평소 남들보다 체력이 뛰어나고 산에만 들어서면 모든 신체 구조가 왕성하게 돌아가는

산 체질 이라고 믿어 왔었다. 

하지만 그때의 산행은 체력의 한계를 초월한 것이었으며

산은 악조건의 연속이었다.

 그냥 평소의 산행으로는 상상도 되지 않는 잡목, 눈 바람, 고독, 추위...

 

내가 깨달은 것은 인간이란 자연에 완전히 적응할 수 없고,

철저히 산이고자 하는 인간도 그 산에서는 너무나 미미한 존재라는 것이다.

그것은 슬픔이었다.

나의 처절한 몸놀림은 그냥 몸놀림으로 끝날 뿐 산에는 심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산은 거부의 몸짓도 아니다.

나 혼자서 안달하고. 혼자서 매달리고, 혼자 울고, 혼자 체념했을 뿐이다.』

 

               < 수문출판사 刊, 남난희 著, 하얀 능선에 서면 서문 중에서 >

 

- 마태오 - <펌>

 

 

 

 

 

낮은 산이 낫다

 

그동안의 산이 항상 목마른 열망 덩어리였다면,

 

이제 비로소 편안한 산을 만난 것이다.

 

그옹안의 산은 오른는 것만이 목적이었는데,

 

이제는 오르지 않아도

 

그냥 바라만 보아도 좋다.

 

- 남난희 <낮은 산이 낫다> 중에서 -

 

 

 

 

 

 

 

 

사랑해서 함께 한 백두대간 / 남난희

 

철부지 여자 어른과 용감한 아들의

57일간의 동행.....

 

 

 

이 책을 읽기전에

이야기는 기범과 둘이 지리산에서 살면서 된장녀(강남의 된장녀가 아니라 된장만드는 여자)

 남난희표녹차 만드는 여자로 살다가 매일 하루1시간 반씩 암자에 오르며 108배를 하고 내려오는데...

그 암자에 기범의 아버지 그러니까 저자의 이혼한 남편이 있는 암자였던 것

주지스님은 그녀에게 떠날 것을 권하고 떠나려면 사실 운수납자(떠돌아다니며 ....) 가 떠나야지

무기력감 우울감 ... 그녀를 떠나게 한 것들

그러나 산은 모든것을 받아준다.

무엇보다 든든한 아들과 교주들(?) 부르면 달려오는 이들이 있다.

그녀는 20여년전에 올랐던 백두대간을 떠올린다. 그리고 이우학교를 다니던 아들과 함께 길을 나선다.

 

그냥 산이 좋았고

산을 오를 때 강렬한 몸놀림이

흘린 땀만큼 보람을 돌려주는 산이라 오른다고 ...

못오르게 된 산이 주식이면 뒷산은 간식이라고 표현한다.

간식만 먹고는 살 수 없지

 

 

남난희의 책을 읽으며 책읽는 도중에 책을 놓고 산으로 올라가고 싶었다.

그만큼 산의 공기를 느끼게 해 주는 책이다. 

남다른 글솜씨로 지리산시인 고정희처럼 

내게 울림을 준다 

얼마전 거창박물관에서 백두대간 지도를 보아서 인지도 모르겠다. 

 

 

 

 

- 사랑해서 함께한 백두대간 중에서 -

 

 대덕산이엇던가.바람이 잠잠하던 어는 순간, 갑자기 심한 바람 소리가 들리더니 숲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멋 모르고 어리둥절했지만 순식간에 알게 됩니다.

멧돼지 가족이 나들이를 간다는 것을.

불과 10여 미터 앞에서 우리도 멈추고 그들도 멈췄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그들은 우리를 숨죽이고 서로 쳐다봅니다.

 

 - 우리는 둘이고 그들은 여럿입니다.

제일 앞선 놈은 무리의 어미인 듯, 혹은 아비인 듯 엄청난 덩치를 가졌습니다.

뒤의 무리들도 작은 덩치는 아닙니다. 산은 정적에 힘싸입니다.

나뭇잎도 떨어지지 않고 새들도 움직이지 읺고 바람도 불지 않습니다.

 

 - 지난날, 산에서 짐승을 만나면 절대 눈을 돌리지도 말고 등도 보이지 말라는 말을 수도 없이 들어왔습니다.

등을 돌리는 순간 공격해 오기 때문에 눈싸움으로 짐승의 기선을 제압해야 한다는 겁니다.

사람 눈이 그 어떤 동물의 눈보다 무섭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동물의 입장에서 본다는 사람처럼 재수 없는 동물은 없을 거랍니다.

 

- 어쩔 수 없이 만났을 때 그들은 본능이 발달되어 있어서 순간적으로 상대에게 적의가 있는지 없는지,

공격성이 있는지 없는지 파악한다고 합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갑자기 산에서 짐승을 만나면 으래 놀라고, 겁도 날 테니 자신도 모르게 방어한답시고 무언가 행동을

취하려 할 것입니다.

그러면 상대는 자신을 공격하는 줄 알고 반격해 올 것입니다.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 가능하면 산에서 짐승을 만나지 않으면 좋겠지만 우리는 이미 만나고 말았습니다.

한동안 서로의 눈을 응시(?)했습니다.

우리가 공격성이 없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하는 마음에 가능하면 눈에 힘을 빼고 부드럽게 바라보려 노력합니다.

일절 움직임도 없습니다.

 

- 눈은 그들에게서 떼지 않고 입만 작게 놀려서, 목소리도 거의 들리지 않게 기범이에게 눈을 돌리지 말라고 일러줍니다.

나는 겁이 안 난 것은 아니나 기범이가 있어서 그런지 그리 심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한참을 서로 마주 보다가, 어쩌면 찰나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조금 시간이 길게 느껴졌습니다.

그들이 몸을 돌려 오던 길로 되돌아갔습니다.

우리는 조금 안도의 숨을 쉴까 어쩔까 할 때 무리는 한 열 걸음쯤 갔다가 다시 멈춰 서서 한동안 우리를 쳐다보다가 슬며시

사라졌습니다.

 

- 다시 돌아갈 때에는 더 이상 바람 소리는 없었습니다.

나무가 흔들이지도 않았습니다.

조용히 우리를 피해 갑니다.

 

 (사랑해서 함께한 백두대간 중 281-283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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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p Me Make It Through The Night - Gladys Knight & The Pips

Take the ribbon from my hair
Shake it loose and let it fall
Layin' soft against your skin
Like the shadow on the wall

Come and lay down by ma side
Till the early mornin' light
All I'm takin' is your time
Help me make it through the night

I don't care what's right or wrong
'n' I won't try to understand
Let the devil take tomorrow
Lord, tonight I need a friend

Yesterday is dead and gone
And tomorrow's out of sight
And it's sad to be alone
Help me make it through the night

And it's sad to be alone
Help me make it through the night

I don't want to be alone
Help me make it through the night